MBC“광우병 보도 국민에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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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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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와 관련해 5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MBC가 PD수첩의 관련 보도에 대해 시청자 사과문을 낸 적은 있지만 법원 판결과 관련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MBC는 이날 발표한 사고(社告)에서 “2008년 4월 29일 방송된 PD수첩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보도와 관련해 대법원이 형사상 명예훼손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보도의 주요 내용은 허위라고 판시해 진실 보도를 생명으로 하는 언론사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MBC는 “문화방송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으며 당시 문화방송의 잘못된 정보가 국민의 정확한 판단을 흐리게 해 혼란과 갈등을 야기했다는 지적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MBC는 “PD수첩의 기획 의도가 정당하다고 해도 프로그램을 지탱하는 핵심 쟁점들이 허위 사실이었다면 그 프로그램은 공정성과 객관성은 물론이고 정당성도 상실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MBC는 취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점검하고 바로잡겠다면서 △취재 제작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준수하고 △시의성을 빌미로 부실한 취재를 합리화하던 관행에서 벗어나며 △시사 프로에 대한 심의 등 내부 시스템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MBC는 이날 오후 9시 메인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 시작 전에 같은 내용의 사과 방송을 내보낸 데 이어 ‘뉴스데스크’ 머리기사로 자사가 공식 사과문을 발표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어 PD수첩 광우병 보도가 일으킨 파장을 돌아본 뒤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언론의 자유는 누리되 책임을 소홀히 하지 말라는 경고, 숙명적인 과제”라고 보도했다.

이진숙 MBC 홍보국장은 사과문 발표에 대해 “대법원 확정 판결에 따라 그동안 미뤄 왔던 공식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잘못에 대해서는 확실히 인정해야 시청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또 “MBC 전체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MBC 구성원과 개별 프로그램의 신뢰도 회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거의 잘못을 털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한 이사는 “엄기영 전임 사장 시절부터 재판 결과가 나오면 경영진이 이에 대한 입장을 책임 있게 내야 한다고 밝혀 왔다”고 대대적인 사과방송과 사과문을 내보낸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사고가 발표되자 MBC 노조는 “조합원들의 등에 다시 한 번 칼을 꽂았다”며 즉각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노조는 성명에서 “대법원이 보도의 주요 내용이 허위라고 판시한 구절은 없으며 문화방송의 잘못된 정보가 혼란을 야기했다는 지적은 청와대와 정부, 여당의 일방적인 주장이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제작진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한다는 소문도 들려오는데 경영진은 PD수첩을 확인사살하고 그 대가로 권력으로부터 무엇을 받아내겠다는 것인가. 일련의 책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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