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실속만점 스파에서 휴가를

  • Array
  • 입력 2011년 6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패션지 뷰티 에디터들이 추천하는 시티스파 10곳

서울의 빌딩숲 사이에도 휴양지에서 즐길 법한 스파가 곳곳에 숨어 있다. 바쁜 일상 속 ‘시티 스파(City Spa)’에서 잠시 쉼표를 찍어보는 것은 어딜까. 사진은 서울 중구 남산 중턱에 있는 반얀트리 클럽 & 스파의 스파룸. 반얀트리 클럽 & 스파 제공
서울의 빌딩숲 사이에도 휴양지에서 즐길 법한 스파가 곳곳에 숨어 있다. 바쁜 일상 속 ‘시티 스파(City Spa)’에서 잠시 쉼표를 찍어보는 것은 어딜까. 사진은 서울 중구 남산 중턱에 있는 반얀트리 클럽 & 스파의 스파룸. 반얀트리 클럽 & 스파 제공
섬세하고 배려 깊은 스파를 받아본 이라면 묘하게 포근하고 나른한 기분이 들게 하는 스파의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누구보다 열심히 산 자신에게 스스로 선사하는 선물이라고 할까. 스파는 지친 몸과 마음을 보듬어주는 묘약과도 같다.

사실 스파(SPA)란 온천으로 유명한 벨기에의 한 지역 이름이다. 대제국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전쟁을 치렀던 로마병사들에겐 피로를 푸는 것은 전쟁만큼이나 중요한 일이었다. 로마군은 벨기에의 리에주를 점령하며 ‘스파우’라는 광천수 온천을 발견했다. 그 후 이곳에 주둔하던 로마 병사들이 온천의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을 계기로 스파는 온천지를 뜻하는 용어로 널리 쓰이고 있다.

많은 사람은 아직도 스파를 휴양지에서나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서울 마천루 속 곳곳에 마법의 공간이 숨어 있다. 바쁜 일상 속 쉼표를 찍고 싶은 도시인들의 수요에 발 맞춰 다양한 ‘시티 스파(City Spa)’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북적이는 여행지보다는 도심 속 휴가를 택한 이들을 위해 국내 패션지 뷰티담당 에디터들이 위크엔드3.0에 올여름 꼭 가볼 만한 시티 스파 10곳을 골라봤다.

바쁜 직장인에게 좋은 실속형 스파

마감이 닥쳐오면 몇날며칠 밤을 새우기 일쑤인 뷰티 에디터들. 그러다 보니 그들은 마감을 끝내자마자 스파를 찾는 것이 일상이 됐다. 사치가 아니라 나를 위한 ‘힐링(healing·치료)’인 셈이다. 마감 내내 팽팽히 당겨진 바이올린 줄처럼 긴장된 몸을 서서히 이완시키는 데 스파는 제격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무조건 값이 비싼 고급 스파보다는 가격 대비 효과만점인 실속형 스파를 찾는 뷰티 에디터가 많다.

피곤하다. 수면 부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나마 자고 나도 피로가 가시질 않는다.뭉친 어깨 근육에 온몸이 뻐근하다. 요즘 스파업계도 피곤한 현대인을 겨냥해 단순히 휴식을 넘어서 피부 재생이나 몸매 교정, 비만 등 치료를 내세운 프로그램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플라자호텔 스파
피곤하다. 수면 부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나마 자고 나도 피로가 가시질 않는다.뭉친 어깨 근육에 온몸이 뻐근하다. 요즘 스파업계도 피곤한 현대인을 겨냥해 단순히 휴식을 넘어서 피부 재생이나 몸매 교정, 비만 등 치료를 내세운 프로그램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플라자호텔 스파
라프레리VIP라운지(위), SK-Ⅱ 부티크 스파.
라프레리VIP라운지(위), SK-Ⅱ 부티크 스파.
▼하루 20만원대에 몸 살아나고… 얼굴 예뻐지고▼

뷰티 에디터들이 가격 대비 효과가 좋다고 평한 곳은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건너편에 문을 연 어반스파다. 국내 첫 해외 화장품 편집매장인 어반스페이스 건물

2층에 있는 어반스파는 시간당 8만 원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근 20, 30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곳이다. 이화진 보그코리아 에디터는 “가격도 크게 부담없고 피부관리사의 손맛 차이가 크지 않은 것이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얼굴 피부관리를 할 때 몸의 다른 부분을 만져주면서 전체적인 순환을 도와주는 것처럼 섬세한 배려가 마음에 든다”고 덧붙였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메리어트호텔이나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크하얏트호텔처럼 주요 기업이 모여 있는 상권에 위치한 호텔 스파도 근접성이 좋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파크하얏트호텔 스파는 기계 없이 100% 손으로만 마사지가 진행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스파를 이용하는 날에는 피트니스와 수영장, 사우나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20만 원 안팎의 비용으로 하루 도심 속 휴가를 보내기엔 제격이다.

대한민국 상위 1%가 즐기는 럭셔리 스파

스위스 화장품 브랜드 스위스퍼펙션에서 운영하는 스파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회원제로 운영하는 곳이다. 서울 매장 외에도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 제주나인브릿지 등 4개 매장에서도 스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연간 회원권 가격은 2000만 원을 훌쩍 넘어 위버 럭셔리(Uber Luxury·명품 위의 명품) 스파다. 이화진 에디터는 “고객 1명을 위해 2, 3명의 피부관리사가 함께 들어와 마치 한 몸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고객이 그 시간만큼은 천상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서울 중구 남산자락 타워호텔 자리에 들어선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도 대한민국 상위 1%의 스파로 꼽히는 곳이다. 한 에디터는 “이곳 피부관리사들은 동남아시아 현지 리조트에서 전문 트레이닝을 받아서 그런지 마사지를 받다 보면 마치 해외 여행지의 리조트에 누워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에 문을 연 SK-II 부티크 스파는 ‘SK-II’라는 화장품 브랜드를 내세운 스파다. 도산공원 입구에 자리 잡은 이곳은 SK-II의 제품을 사용해 스파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얼굴 관리에 관심이 높은 경우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받았다. 안소영 얼루어 에디터는 “브랜드 스파답게 제품을 이용한 얼굴 마사지가 일품”이라며 “피부 관리사들의 숙련된 손맛이 느껴지는 마사지는 피로를 푸는 데 좋다”고 말했다. 이현정 코스모폴리탄 에디터는 “실내 인테리어는 아쉬운 점이 남지만 편안히 누워 얼굴 관리를 받기에는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내면의 건강을 찾는 스파

올 8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문을 여는 회원제 스파 ‘라 부티크 블루’.스위스퍼펙션 제공
올 8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문을 여는 회원제 스파 ‘라 부티크 블루’.스위스퍼펙션 제공
단순히 미(美)를 넘어서 치료를 내세운 스파도 등장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황후연은 스파보다는 경락마사지를 내세운 곳이다. 몸의 이곳저곳을 자극하는 경락마사지를 통해 몸의 삐뚤어진 곳을 바로잡아 주거나 통증이 있는 부위를 낫게 해준다는 것. 이현정 에디터는 “어떤 마사지는 심지어 꼬집기도 할 정도로 아픈 것이 사실”이라며 “가서 편안하게 쉬기는 힘들지만 서비스를 받고 나면 몸이 훨씬 건강해지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안소영 에디터도 “마사지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며 “연예인들도 몸매 교정을 위해 많이 찾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비싼 가격과 예약을 잡기 어렵다는 점, 세 시간 남짓 걸리는 서비스 시간도 바쁜 직장인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반응도 있었다.

사실 황후연 경락마사지의 모태가 된 곳은 약손명가다. 골기 치료를 내세운 약손명가는 뼈와 근육을 자극해 몸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최근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 중 하나다. 김현숙 약손명가 이사는 “남성 고객들 사이에서는 작은 얼굴을 만들거나 골프 라운드 후 생긴 통증을 풀어주는 프로그램이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서울 중구 소공동 플라자호텔 스파에는 아예 가정의학 전문의 1명이 상주하며 본인의 심신상태에 맞는 스파 프로그램을 ‘처방’해 준다. ‘알코올 디톡스’는 독소 배출에 효과적인 스파 서비스와 함께 숙취 해소에 효과적인 포도당 및 복합 비타민 주사를 놔준다. 또 점심시간을 이용한 테이크 아웃 스파 런치는 30분이면 스파를 즐길 수 있어 바쁜 일과 속에서도 잠시 짬을 내 피곤을 풀 수 있다. 이현정 에디터는 “아무래도 스파에 드나들기 꺼리는 남성 고객들을 위해 남성 사우나에서 스파로 연결되는 통로를 만든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고 평했다.

내 피부에 맞는 화장품으로 즐기는 스파

평소 즐겨 쓰는 화장품 브랜드가 있다면 그곳에서 운영하는 스파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 혹은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샤넬은 AK플라자 분당점과 신세계 부산센텀시티점에 ‘샤넬 에스빠스 보떼’를 운영하고 있다. 스파 1회 이용 가격은 15만 원이지만 서비스 비용에 상응하는 샤넬의 화장품 제품을 가져갈 수 있어 사실상 무료인 셈이다.

라프레리 VIP라운지에서 운영하는 스파는 현대백화점 자스민 회원 등 40, 50대 중장년층 여성 고객들에게서 인기가 높은 곳이다. 올 4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로데오 거리로 VIP라운지를 옮겨 다시 문을 열었다.

기초화장품 전문 브랜드 쥴리크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운영하는 ‘쥴리크 데이스파’의 얼굴 마사지도 마니아가 많다. 이현정 에디터는 “이곳 얼굴 마사지를 한 번 받았을 뿐인데 친구가 ‘얼굴에 뭐 했니’라고 물어볼 정도로 빠른 효과를 본 곳”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레이첼 바이 김선영’에서 운영하는 헤드 스파도 탈모나 두피 트러블이 있는 이들에게 좋은 곳으로 꼽혔다. 이현정 에디터는 “머리만 마사지해도 온몸이 시원해지고 굳은 뒷목도 많이 풀린다”며 “스파 의자도 아주 안락해 마사지를 받는 시간 동안 편안하게 쉬고 나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