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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천국’ 스웨덴서 본 한국 여야 ‘반값 등록금’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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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천국’ 스웨덴서 본 한국 여야 ‘반값 등록금’ 경쟁

동아일보입력 2011-06-09 03:00수정 2011-06-0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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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쇠데르퇴른대 교수
“스웨덴 연금개혁 사회적 합의 뒤엔 15년간 갈등 조정한 정치가 있었다”
“한국 복지가 성장하려면 먼저 정치가 선진국형으로 바뀌어야 한다.”

여야 정치인이 반값 등록금과 같은 복지 공약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복지의 천국’인 스웨덴의 복지정책과 정치모델을 연구한 최연혁 스웨덴 쇠데르퇴른대 정치학과 교수(51·사진)는 한국 정치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최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현지 대학 교수로 임용된 인물. 올 4월 동아일보 ‘100인 복지포럼’ 전문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스웨덴에서 바라본 한국은 ‘복지’가 아니라 ‘정치’가 문제”라며 정치가 후진국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복지는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논쟁 대상도, 정당 간 협상의 대상도 아니다”며 “오늘의 스웨덴 복지체제를 완성한 것은 성숙한 정치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웨덴은 지난해 유럽 내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면서 여야가 바뀌어도 장기적으로 정책을 이어갔던 ‘정치의 힘’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정치인에게 국민을 위해 모든 특권을 버린, 밤을 새워 법안을 입안하는 스웨덴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이들은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고 소통하기 때문에 소모적인 갈등 없이 복지국가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최 교수는 성숙한 정치가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낸 사례로 1998년 스웨덴 연금개혁을 들었다. 불황이 닥쳤던 당시 스웨덴 연금의 재정 상태는 개혁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었다. 연금에서 기초노령연금을 없애고 ‘낸 만큼 돌려받는’ 제도로 개편하는 개혁안이 나오자 세대 간 갈등은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 하지만 대다수 스웨덴 정치인은 연금개혁위원회를 구성하고 15년간의 지루한 논의를 거쳤다. 7개 정당의 실무단은 기업, 노조 등 이해 당사자의 의견을 모아 세세한 숫자까지 합의의 테이블로 이끌어냈다고 한다.

특히 최 교수는 복지논쟁이 포퓰리즘으로 흐르는 것을 경계했다. 정치인은 현 세대가 아닌 미래 세대의 표를 보고 공약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 그는 “정치인은 선거를 의식해 인기영합적 정책을 내놓기 쉽지만, 결국 피해는 국민 몫”이라며 “국민을 행복하게 하고 국가 발전을 지속가능하게 한다는 큰 틀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차세대 리더를 꿈꾸는 정치인이라면 복지의 본질과 국가 목표에 대해 숙고해 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스웨덴 모델은 한국에서는 성공하기 어려운 것 아닐까. 그는 “먼저 복지제도를 만든 철학, 곧 복지란 국민 행복을 위한 것임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 확대를 통해 국민통합, 공정사회 같은 긍정적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 달라는 얘기다.

최 교수는 스웨덴 정치를 한국에 알리기 위해 7월 4∼11일 스웨덴 8개 정당이 매일 직접 국민과 만나는 알메달 정치박람회 기간에 한국인과 스웨덴 정치인에게 토론의 기회를 주는 ‘스톡홀름 포럼’을 열 예정이다. 박람회 기간에는 1200여 개의 크고 작은 정치 경제 환경세미나가 동시다발로 열리며 총인원 10만 명 이상이 참가한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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