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김영 편입학원’ 본원 압수수색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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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회장, 횡령-상습도박 의혹”

검찰이 국내 최대 편입학원인 ‘김영편입학원’ 김영택 회장이 수십억 원의 회삿돈을 빼돌렸다는 혐의를 잡고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최윤수)는 2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김영편입학원 본원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본원 13층 회장실 등에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감사보고서 등을 확보했다.

김 회장은 2004년부터 최근까지 학원 강사와 직원 수를 실제보다 많은 것처럼 꾸며 인건비를 빼돌리고 수강료는 줄여 신고하는 등의 수법으로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회장이 이 돈으로 국내외 카지노에서 거액의 판돈을 걸고 상습적으로 도박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수사팀은 김 회장의 입출국 기록과 강원랜드 출입·환전 기록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또 해외 카지노를 드나드는 과정에서 외국환관리법을 위반했는지도 조사 중이다.

검찰은 또 이렇게 빼돌린 돈 중 일부를 세무조사 무마를 위한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썼다는 의혹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통해 횡령 규모 등을 파악한 뒤 학원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김 회장은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고교를 중퇴하고 군대를 다녀온 직후인 1977년 ‘늦깎이’로 고려대 교육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같은 해 학교 조교의 권유로 편입학원에서 40명의 학생을 가르쳐 34명을 고려대에 입학시키며 학원가에서 주목받는 스타가 됐다. 이후 여러 학원에서 강사 생활을 하다가 1987년 김영편입학원을 설립했다.

김영편입학원은 한때 연간 500억 원 규모로 추산되는 편입학원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90%에 이를 정도로 라이벌이 없는 부동의 1위였다. 그러나 2009년 내부 갈등이 불거지며 스타강사들이 빠져나가자 수강생 수가 급감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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