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광우병 선동 3년에 美 쇠고기 수입 1위국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국은 올 1분기(1∼3월) 6만265t의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 미국의 최대 쇠고기 수출시장으로 떠올랐다. 석 달간 들여온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3배였고, 2009년 연간 수입량 6만3817t에 육박했다. 불과 3년 전 ‘광우병 괴담(怪談)’이 난무하면서 불법 폭력시위가 기승을 부린 점을 감안하면 이런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착잡하다.

2008년 4월 한미 쇠고기협상이 타결된 뒤 MBC PD수첩을 비롯한 일부 좌파 언론과 단체는 ‘미국 쇠고기를 먹으면 인간 광우병에 걸리기 쉽다’는 선동에 열을 올렸다. 상당수 국민이 ‘목숨을 걸고 광우병 쇠고기를 먹어야 합니까’라는 비과학적 협박에 놀라고 불안에 휩싸였다. 일부 세력이 치밀하게 기획한 광우병 촛불시위가 5월 2일부터 106일 동안 이어지면서 서울 도심은 밤마다 무법천지의 ‘해방구’가 됐다.

검찰이 2009년 내놓은 광우병 시위 수사백서에 따르면 2300차례에 걸친 불법 시위로 기업 및 상점의 영업 손실, 교통 혼잡 같은 유무형의 피해액이 3조7000억 원에 이른다. 한국은 ‘허위와 왜곡에 휘둘리는 비정상적 나라’라는 인식이 해외에 퍼지면서 국가 이미지도 손상을 입었다.

광우병 시위 주도 세력은 ‘국민의 건강권 보호’를 운운했지만 광우병 파동의 본질은 갓 출범한 이명박 정부를 무력화하기 위한 대선 불복운동이었다. 검찰이 이른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핵심단체인 한국진보연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우리의 진정한 목표는 이명박 정부를 주저앉히는 것이다. 밤에는 국민이 촛불을 들고 낮에는 운동역량의 촛불로 사회를 마비시켜야 한다’는 문건은 최종목표가 무엇이었는지를 보여준다.

광우병 선동이 ‘대(對)국민 사기극’임이 밝혀졌지만 불법폭력 주도 세력은 사과는커녕 지금도 정당성을 강변한다. 이들과 공동보조를 취했던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일부 야당 정치인도 반성하는 기미가 없다. “모든 국민을 잠시 속일 수는 있다. 몇몇 사람을 얼마간 속일 수는 있다. 그러나 모든 국민을 언제까지나 속일 수는 없다”는 에이브러햄 링컨의 말은 광우병 선동에도 적용된다. 광우병 선동 3년을 맞은 시점에 ‘미국 쇠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는 한국’이라는 미국 정부의 발표를 보면서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이 참으로 많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