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대선 ‘원전 핵폭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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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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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대통령’ 윌로 출마 선언… 원전중단 핫이슈로 떠올라

1년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 태풍이 등장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환경운동가 가운데 한 명이며 프랑스에서는 ‘환경대통령’으로까지 불리는 니콜라 윌로 씨(55·사진)가 13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2007년엔 정작 본인은 출마 의사를 표명한 적이 없는 상태에서 대선 출마 여론 지지도에서 1, 2위를 오르내렸을 만큼 국민적 사랑을 받아온 인물이다.

윌로 씨는 이날 파리 인근 세브랑에서 “뱃머리를 돌려 새롭고 생태적인 사회의 문을 열기 위해 대선에 나서기로 했다”고 출사표를 냈다. 윌로 씨는 녹색당 경선에 참여해 지난해 이미 출마를 선언한 에바 졸리 씨와 경선을 치를 전망이라고 프랑스 언론이 전했다. 졸리 씨는 “윌로의 참여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부패 척결 판사로 유명한 졸리 씨는 유럽의회 의원 출신 여걸이다. 경선은 6월 24일 또는 7월 9일에 치러진다.

윌로 씨는 특히 매력적인 외모로 오랜 기간 TV 환경프로그램 진행자를 맡아 명성을 떨쳐온 인물. 1970년대 사진기자와 라디오 진행자를 거친 그는 1987년 프랑스 최대 민영방송인 TF1의 자연다큐멘터리 ‘우슈아이아’의 취재와 진행을 맡아 지구 곳곳을 누비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각종 이야기를 전해왔다. 그는 환경을 파괴하는 인간을 고발하는 한편 자연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 프로를 20여 년간 진행해 세계적인 환경리더로 자리 잡았으며 ‘우슈아이아재단’까지 설립해서 각종 환경보호 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의 대선 출마 선언은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세계적으로 원전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이뤄져 관심을 끌고 있다. 출마 선언에서 원전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녹색당 경선은 물론이고 차기 프랑스 대선에서 원전 문제가 핵심 이슈로 등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전망은 세계 2위의 원전 국가인 프랑스 국민의 4분의 3 이상이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 중단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최근 여론조사 결과와도 맥을 같이한다. 여론조사기관 오피니언웨이가 13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57%가 “원전 신규 건설 중단을 대체로 지지한다”고 했고, 20%는 “강력히 지지한다”고 답변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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