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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박형철]‘여성부장 시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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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박형철]‘여성부장 시대’ 이제 시작이다

동아일보입력 2011-04-13 03:00수정 2011-04-13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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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철 머서코리아 대표

최근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앞 다투어 강화하는 최고경영자 업적 평가 기준의 하나는 ‘조직 내 다양성(Diversity)을 얼마나 향상시켰는가’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주로 인종, 국적, 그리고 성별 등 세 가지 차원에서 다양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 중 여성인력 채용 확대와 여성인재 육성을 통한 다양성 확대에 우선적으로 집중하고 있다.

고령화시대 인재부족 여성이 대안

제록스는 인력 운용 과정에서 목표 여성인력 비율을 정해 두고, 달성 정도를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도이체방크는 여성인력 비율을 타 부서보다 높게 유지한 부서장에게는 별도 보너스를 지급한다. 영국 방송사 BBC의 경우 ‘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을 중요 평가요소 중 하나로 정해 자연스럽게 이 분야에 강한 여성이 관리자나 임원으로 유입되는 비율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여성인재의 육성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전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 추세 속에 피할 수 없는 인재 부족 현상을 해결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기 때문이다. 여성의 교육 수준 향상과 사회 참여 확대에 따른 출산과 혼인율 감소가 피할 수 없는 대세라면, 이미 사회에 진출한 여성의 혼인과 출산으로 인한 경력 중단 및 역량 개발에 제약이 되는 상황을 해소하며, 능력을 십분 발휘하도록 유도해 지속적으로 조직에 기여하도록 하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 현실적인 대안이다. 특히 2020년 ‘초(超)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되는 한국의 경우, 여성인재의 육성은 어느 국가의 기업들보다 절실한 과제라고 판단된다.

둘째, 소비자의 마음을 잡기 위한 무한경쟁을 펼치는 경영 환경이 여성인재를 필요로 한다. 소비의 주체로 활동하는 빈도가 높은 여성이야말로 고객의 입장에서 소비자를 매료시키는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잠재력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자녀, 배우자, 부모를 위한 대부분의 소비가 가구 구성원 중 여성을 통해 일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품과 서비스 책임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성인재를 많이 육성하면 할수록 더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삼성그룹 인사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여성 부장이 탄생했다고 한다. 지난 수년간 기업 내 여성인력 비율이 꾸준히 증가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관리자 이상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낮다. 즉, 여성인력의 활용은 강화돼 왔으나 여성인재의 육성으로 나아가지는 못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여성인재 육성을 위해 국내 기업이 강화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첫째, 근무형태와 시간, 장소에 있어 유연성을 강조하는 스마트워크 프로그램의 강화이다. 이를 통해 여성이 당면한 출산과 육아 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어야만 여성의 경력 중단을 막을 수 있다.


출산-육아 배려 유연근무 확대해야

둘째, 여성이 재취업하는 경우 경력 중단 이전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적인 과정과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재취업하는 대부분의 여성이 자신이 이전에 맡았던 업무의 전문성을 살리지 못하거나 더 낮은 책임을 가진 업무로 복귀하는 경우가 많은데, 재취업 시점에서 이전 경력 진단과 일정 기간 교육을 통해 경력 중단의 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유도해 여성이 가진 전문성과 잠재성을 사장하는 경우를 줄여나가야 한다.

셋째, 조직 내 여성인력에게 조언과 개발을 지원하는 멘터를 활성화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편하게 조언해 줄 수 있는 여성 상사가 흔치 않은 한국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최고경영진과 중역들이 솔선수범해 조직 내 우수 여성인재의 경력 조언자이자 멘터가 될 필요성이 있다.

이제는 대학에서 배출된 우수한 ‘알파걸’에 만족하기보다는 이들을 알파우먼으로 육성하려는 기업의 노력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박형철 머서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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