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초과이익공유제 실행 굉장히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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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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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좋은 의견있으면 제도화” 발언 또 뒤집어…
국회 ‘괘씸죄’로 1명만 불러 2시간반 세워놓고 질문

‘최틀러’의 굴욕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12일 국회 긴급현안질의에 국무위원으로는 혼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기 전에 자리에 앉아 있다. 여야는 최 장관이 8일 해외 출장을 이유로 국회 대정부질문에 불출석했다며 사실상 ‘괘씸죄’를 적용해 이날 최 장관을 불러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최틀러’의 굴욕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12일 국회 긴급현안질의에 국무위원으로는 혼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기 전에 자리에 앉아 있다. 여야는 최 장관이 8일 해외 출장을 이유로 국회 대정부질문에 불출석했다며 사실상 ‘괘씸죄’를 적용해 이날 최 장관을 불러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 “중소기업에 혜택을 주자는 취지에 공감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실행이 굉장히 어렵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밝혔다.

최 장관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현안질의에서 “초과이익을 정하려면 제가 연초에 대기업을 다 불러서 한 해 예상이익을 들어본 뒤 (실제 결산에서) 그 이익을 넘어가면 (잔여 이익을) 나눠줘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렇게 되면 기업들의 경영활동을 일일이 (국가가) 개입해 계획경제 비슷하게 해야 한다. 실행 과정에서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최 장관은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의 초과이익공유제를 비판하다가 이에 반발한 정 위원장이 사퇴의 배수진을 치며 이명박 대통령을 압박하자 “동반성장위는 민간위원회이고 거기서 좋은 의견이 있으면 검토해서 제도화하겠다”고 한발 물러선 적이 있다.

다만, 최 장관은 “초과이익공유제가 사회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자본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공산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모르겠다”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발언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최 장관은 “이념적 색깔과 연결하는 부분은 이 회장 본인께서 나중에 해명하셨다. 제가 보기에도 초과이익공유제를 이념이나 색깔에다 연계하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름값 인하와 관련해 최 장관은 “정부의 액션플랜(실행계획)에 따르면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으면 유류세 인하에 대해 검토하게 돼 있다”며 “향후 유류가격 변동 추이를 보면서 적당한 시점에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국제회의 참석을 이유로 4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에 불참한 최 장관 한 명만 불러 혼쭐을 내기 위해 열렸다. 최 장관은 “이런 본회의는 초유의 일로 불편을 끼쳐드린 것이 송구스럽고, 저도 사실 적잖게 당황해서 참모들과 회의 자료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휴식 없이 2시간 30분 가까이 선 채로 의원들의 질문 공세를 받았다. 민주당 노영민 의원은 주어진 질의시간 10분 중 무려 7, 8분을 ‘괘씸죄’ 추궁에 할애했다. 노 의원은 “최 장관이 ‘최틀러’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것을 아느냐. 그것을 즐기는 건 아닌가”라며 “정부와 청와대 일각에서 국회를 무시하는 장관에 대해 칭찬하고 소신 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냐”라고 질책했다.

이에 최 장관은 시종 고개를 숙이면서도 “장관이 국회에 출석하지 않고 출장을 가는 국가는 대부분 민주주의가 정착되지 않은 나라”라는 지적엔 “국무위원의 본회의 출석과 민주주의는 관계가 깊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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