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품·소재 고도화 위해 ‘기술 中企’ 전략적 육성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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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소재 산업의 취약한 경쟁력은 만성적인 대일(對日) 무역 역조의 주범이다. 한국이 수출하는 자동차 전자 기계 등 완제품에는 일본에서 들여온 핵심 부품과 소재가 많이 포함돼 있다. 한국이 휴대전화 반도체 디스플레이 같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세계 1, 2위를 달리고 있지만 실상은 일본기업의 부품과 소재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의 수출이 늘수록 일본으로부터 수입도 증가한다. 대일 무역역조 규모는 2000년 113억 달러에서 지난해 361억 달러로 늘어났다.

LG화학이 어제 충북 청원군 오창테크노파크에 준공한 세계 최대 규모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장은 부품·소재 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높여 줬다. 이 공장은 연간 10만 대의 전기자동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으며 2013년 투자가 완료되면 연간 35만 대 이상 공급 능력을 갖추게 된다. 미국 일본 독일이 전기자동차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 향후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11년 전 소형 2차전지 사업에 진출한 삼성SDI도 작년 일본 산요를 제쳐 올해는 한국이 2차전지 분야에서 일본을 누르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들어 부품·소재 산업의 발전이 두드러지고 있다. 2001년 620억 달러였던 부품·소재 수출은 2010년 2293억 달러로 증가해 세계 6위권에 올랐다. 이 분야의 무역수지 흑자도 27억 달러에서 779억 달러로 급격히 증가했다. 2001년 30%에 육박했던 부품·소재의 대일 의존도는 25% 수준으로 낮아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부품·소재 분야의 기술개발에 꾸준히 투자한 결과다.

국내 부품·소재 산업은 중견·중소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자금력이 약한 중견·중소기업은 삼성 LG 같은 대그룹처럼 대규모 자금을 장기간에 걸쳐 투자하기 힘들다. 따라서 일정 궤도에 오를 때까지 정부가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정부는 올해 말 만료되는 ‘부품·소재 전문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의 효력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이 법에 따라 지원한 약 2조5000억 원의 자금이 부품·소재 산업 발전에 효과가 컸다는 평가다. 부품·소재 분야에서 중견·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가져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도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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