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뉴스라이브러리 오늘 오픈]일본 지진 클릭하면… 東亞기사 순식간에 ‘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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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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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1
“도쿄(東京)에 불탄 가옥이 20만, 전등은 전멸됐지만 불길 때문에 마치 낮과 같았다.” 동일본 대지진 사건으로 일본의 역대 지진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 동아일보 독자 A 씨. 7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동아뉴스라이브러리(newslibrary.naver.com)에서 ‘일본 지진’을 입력했더니 이런 내용의 ‘1923년 9월 4일자’ 동아일보 기사도 검색됐다. 무려 88년 전에 발생한 간토(關東)대지진 상황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재현되는 느낌이었다.

#장면2
근대 한국을 연구하는 대표적 소장학자인 KAIST 전봉관 인문사회과학부 교수. 그는 몇 년 전 일제강점기에 발생한 ‘단두유아(斷頭乳兒·몸통 없이 머리만 발견된 아이의 살인 사건)’ 관련 자료를 찾기 위해 1933년 5, 6월의 동아일보 지면을 한 장 한 장 찾아 읽어야 했다. 그러나 앞으로 전 교수는 이런 수고를 할 필요가 없게 됐다. 7일부터는 인터넷에서 ‘단두유아’란 키워드만 치면 일제강점기 동아일보의 모든 기사가 손쉽게 검색되기 때문이다. 》
동아미디어그룹이 인터넷 포털 NHN과 함께 구축해 네이버를 통해 서비스하는 동아뉴스라이브러리(DNL·Donga News Library)가 가져올 변화의 단면들이다. 동아뉴스라이브러리에는 91년 치 동아일보 지면(43만8370여 쪽, 약 584만 건의 기사)이 모두 담겨 있다. 기사뿐만 아니라 광고 만평 연재소설 등도 포함돼 있다. 다양한 형태의 연관 검색도 가능하다.

○ “역사적 활자에 디지털 생명 불어넣어”

동아일보 지면의 91년 역사를 디지털화한 동아뉴스라이브러리는 국내 언론사 최대 규모의 뉴스데이터를 온라인에 구축했다. 이는 세계 유수 언론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미국의 뉴욕타임스 등도 창간호 지면부터 최근 기사를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지만 단순한 지면 보기 기능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동아미디어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한 NHN은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사 광고 만평 소설 등 신문의 구성요소마다 각각의 속성값을 부여해 추출한 개별 문자에 좌표값을 지정하는 독창적인 디지타이징(Digitizing)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콘텐츠 이용자들이 원하는 기사도 쉽게 검색하고 종이 신문을 인터넷에 그대로 펼쳐보듯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6·10 만세운동’ ‘한국전쟁’ ‘광주민주화운동’ 등 키워드를 검색하면 해당 지면 내용을 곧바로 볼 수 있게 된다. 또 필요한 내용을 스크랩하기도 쉽게 설계돼 있다.

일러스트 서장원기자 yankeey@donga.com
역설적이게도 이런 디지타이징 작업은 힘겨운 아날로그 공정을 통해 완성됐다. 동아일보와 NHN은 2008년 4월 업무 제휴 이후 3년 동안 총 600여 명이 이 같은 디지타이징을 준비해왔다. 동아일보 안산서고에 보관 중이던 동아일보 창간 이후 지면을 모두 낱장으로 분리해서 스캔 작업을 했다. 스캔한 뒤에도 문자를 인식하고 이를 다시 보정하는 등 7단계의 수작업을 거쳤다. 동아일보와 NHN은 디지타이징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최근까지 원본과 대조작업을 계속해 왔다. 전문가들은 “동아뉴스라이브러리가 역사적 활자에 디지털 생명을 불어넣으면서 신문지면 콘텐츠의 소비 행태에 혁명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홍은택 네이버 에코TF팀 이사는 “과거의 소중한 기록과 정보를 더 많은 사람이 손쉽게 접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 신문활용교육(NIE) 등 활용 가능

김사승 숭실대 교수(신문방송학)는 “91년 치 신문의 역사성과 기록성이 디지털로 구현되면서 콘텐츠의 이용 범위가 획기적으로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기사뿐만 아니라 광고 만평 소설 등 신문지상에 반영된 문화와 생활의 시대적 변천사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게 돼 신문 콘텐츠의 획기적인 대중화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일보의 과거 기사들을 신문활용교육 교재로도 손쉽게 재가공할 수 있게 됐다. 동아미디어그룹은 신문 전체 지면 콘텐츠를 인터넷과 모바일, 스마트TV 등 다양한 형태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황용석 건국대 교수(신문방송학)는 “그동안 한글 콘텐츠는 영미권과 비교해 과거 자료의 부족으로 검색에 한계가 많았는데, 동아일보 지면 디지타이징으로 인터넷에서 이용 가능한 자료가 방대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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