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TV는 협력 모델이 필수… 구글OS 얹어도 삼성이 주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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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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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부근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사장, 단순 제조업자論 반박

“삼성전자 스마트TV에 구글 운영체제(OS)를 넣더라도 우리가 주도권을 쥘 겁니다.”

2일 경기 수원시의 집무실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사진)은 이렇게 단언했다. 삼성이 스마트폰에 이어 스마트TV까지 구글에 OS를 내주면 하드웨어만 만드는 ‘껍데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세간의 우려에 윤 사장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본보 2월 23일자 B3면 삼성, 구글TV 생산 ‘좌고우면’, 왜?

그는 “구글이나 애플을 통해 뭔가 더 부가가치를 내고 하드웨어를 더 팔 수 있다면 (구글TV OS 등을) 얹을 수 있다”며 “앞으로 TV 산업도 다른 기업과의 협력을 통하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가 양분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과 달리 TV 산업이 갖는 독특한 구조 때문이다. 윤 사장은 “안드로이드폰이면 제조사가 달라도 (기능이나 디자인이) 다 비슷하지 않냐”며 “그러나 TV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플랫폼이 제조사마다 제각각”이라고 했다. 하나의 OS가 시장 전체를 쥐고 흔들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구글이나 애플이 갖고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서의 강점이 스마트TV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도 윤 사장이 자신감을 갖는 근거다. 스마트TV에서는 앱의 숫자도 절대적으로 부족할뿐더러 모바일에 최적화돼 있는 구글, 애플의 앱들이 화면이 훨씬 큰 TV로 보면 해상도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윤 사장은 “전 세계에서 자신이 개발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모두 갖고 있는 기업은 삼성을 포함해 몇 안 된다”며 “우린 자체 플랫폼을 갖고도 얼마든지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삼성은 스마트TV 전용 OS는 물론이고 TV 안에 들어가는 각종 구동 칩 등 시스템반도체도 독자 생산하고 있다. TV의 핵심 부품인 시스템반도체 기술을 갖고 있으면 OS를 좀 더 빠르고 완전하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삼성은 지난해 소니에 앞서 구글로부터 스마트TV 참여 제의를 받았지만, 인텔의 시스템반도체를 써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사장은 스마트TV의 미래에 대해선 관련 업계와 협력 모델을 구축해 양질의 콘텐츠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렸다고 봤다. 개인화된 기기인 스마트폰과 달리 온 가족이 보는 TV는 다양한 연령층이 볼 수 있는 콘텐츠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구글TV나 애플TV 사업이 벽에 부닥친 것은 넷플릭스나 유튜브 정도를 제외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영화, 음반 등 콘텐츠 공급업체와 잘 협력해서 시장을 키우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최근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LG전자와의 3차원(3D) TV 논란을 꺼내자 윤 사장은 특유의 직설화법을 쏟아냈다. 그는 “해외에선 소비자 보호와 관련된 법률이 우리처럼 말랑하지 않다”며 “(잘못된 제품 정보를 제공하면) 외국에선 소송감이기 때문에 해상도나 시야각 얘기를 함부로 말하지 못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특히 윤 사장은 LG전자가 ‘삼성 3D TV는 누우면 화면이 안 보인다’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 “양안 시차를 이용하는 3D TV의 원리상 수평으로 보는 것이 당연하다”며 “전문가들도 건강상 3D TV를 누워서 보지 말라고 권한다”고 반박했다.

수원=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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