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것보다 마른게 낫다? “한국인은 저체중이 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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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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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예방의학연구팀 경고

한국인은 비만보다 저체중으로 사망할 위험도가 훨씬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종전의 비만 기준도 과장됐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질병관리본부와 대한비만학회 등은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인 체질량지수(BMI·Body Mass Index)를 기준으로 23 이상이면 과체중, 25 이상은 경도비만, 30 이상은 중등도 비만으로 분류해 왔다. 비만학회는 BMI가 23만 돼도 주의해야 하며 25를 넘으면 각종 질환 및 사망 위험이 1.5∼2배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대 예방의학교실 유근영, 강대희, 박수경 교수 연구팀이 지금껏 사용된 BMI에 따른 비만도 구분이 한국인에게 맞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아시아 코호트(특정한 기간에 태어난 사람들 집단) 컨소시엄’에 참여해 한국인 1만6000여 명을 포함한 아시아인 114만 명에 대한 장기간 추적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 대상 한국인의 평균 조사 기간은 6.5년(전체 9.2년)이었다.

연구 결과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들은 BMI가 22.5 이상 27.5 미만일 때 사망 위험이 가장 낮았다. BMI 22.5∼25.0의 사망 위험을 1로 봤을 때 25.1∼27.5의 사망 위험은 0.98이었다. 현재 적정 체중으로 분류되는 BMI 17.6∼20.0에 속하는 사람들의 사망 위험은 1.35로 BMI 30.1∼32.5인 뚱뚱한 사람들(1.20)보다 오히려 높았다. 또 BMI 15 이하의 깡마른 사람들의 사망 위험은 2.76으로 BMI가 35를 넘는 비만 집단(1.49)을 크게 상회했다.

이 같은 결과는 ‘뚱뚱한 것보다는 마른 게 낫다’는 상식을 뒤집는 것이다. 동아시아인들의 경우 약간 비만인 체형이 깡마른 체형보다 사망 위험이 적다는 게 이번 연구 결과다.

이번 조사 결과로 그동안 대한비만학회 등이 기준으로 삼은 비만기준이 한국인 체형과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게 됐다. 이번 연구 결과 현재 한국에서 비만에 해당돼 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의 사망 위험이 과장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적정 체중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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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질량지수 (BMI·Body Mass Index) ::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가 체질량지수. 23 이상이면 과체중, 25 이상이 비만. 사망 위험도는 BMI가 22.6 이상 25 이하인 사람의 사망 위험을 1(기준 지수)로 봤을 때 상대 위험도. BMI 15 이하인 경우 사망 위험도가 2.76이라는 것은 기준 지수에 비해 2.76배가 높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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