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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尼특사단 숙소 침입 파장]도마에 오른 국정원 ‘인사 난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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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尼특사단 숙소 침입 파장]도마에 오른 국정원 ‘인사 난맥상’

동아일보입력 2011-02-23 03:00수정 2011-02-2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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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워크 깨뜨린 ‘원세훈 인사’··· “언젠가 큰 사고 날 것” 말돌아 경제력 세계 10위권의 대한민국 최고 정보기관이라는 국가정보원 직원들의 무능을 여실히 드러내 국제적 망신을 당한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호텔 침입 사건. 이는 원세훈 국정원장 취임 이후 쌓여온 조직과 인사의 난맥상이 그대로 반영된 ‘예고된 사고’라는 지적이 나온다.

○ 인사를 둘러싼 끊임없는 잡음


2009년 2월 취임한 원 원장은 수시로 인사를 했다. 심할 경우 두 달에 한 번 보직을 바꾸기도 했다. 전 정권은 물론이고 전임자인 김성호 전 국정원장 시절 잘나가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70여 명이 자체 교육기관인 정보대학원에서 ‘교육’을 받는 명목으로 좌천되기도 했다. 이때부터 국정원 내부에서 “TK(대구, 경북 출신) 약진” “정보능력보다는 정권충성도가 인사의 최우선 기준”이란 불만이 터져 나왔다.

서울시장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 공무원 출신인 원 원장과 목영만 기조실장을 기용하면서 “국가정책(대통령)-정보판단(원 원장)-정보기관운영(목 실장)을 한 식구가 싹쓸이했다”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한 정보전문가는 “친한 사람들로만 정보기구가 운영되면 정보가 정치화되고 객관적 정보를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원 원장 취임 후 특별보좌관으로 임명된 A 씨도 구설에 올랐다. 서울시청 담당 사무관이었던 그가 인사권을 좌지우지하면서 내부에서는 A 씨에게 줄을 대려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조직 내에서는 “인사문제로 언젠가 큰 사고가 날 것”이란 얘기가 돌았다. 전직 국정원 고위 인사는 “정보는 다양한 사람들과 접촉해 판단이 이뤄져야 하는데 원 원장은 자신이 외부접촉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외부접촉을 하는 직원은 대학이나 지방으로 발령냈다”고 말했다.

○ 기존 틀 깨려다 팀워크 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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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원장은 취임 후 1, 2, 3차장의 직무범위를 과감히 개편했다. 1차장(해외), 2차장(국내), 3차장(대북)의 기존 틀을 깨고 1차장이 해외와 대북 정보 수집 및 분석을, 2차장은 국내 정보 수집 및 분석과 대공수사에 전념토록 했다. 3차장에게는 공작 업무를 맡기면서 1, 2차장 산하의 정보 수집을 위한 공작 업무를 일부 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실행한 것으로 알려진 산업보안단(국내 산업스파이를 색출하고 해외 산업정보를 입수하는 조직)은 2차장 산하에서 3차장 산하로 옮겨졌다. 문제는 1, 2차장 산하 조직의 정보수집 및 공작 기능과 3차장의 기능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아 유사한 일을 하는 조직이 생긴 것. 조직 사이의 벽은 여전해 업무가 충돌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전직 국정원 고위 간부는 “이번 사건은 3차장 산하 조직이 호텔에 상주하는 2차장 산하 조직과 서로 협조하지 않음으로써 빚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공작전문가인 전임 최종흡 3차장의 바통을 넘겨받은 김남수 3차장은 육사 출신으로 주로 2차장 산하 국내 파트에서 경제정보 수집 및 분석을 담당한 공작분야 비전문가였다.

○ 경쟁과 성과 위주 조직 운영


원 원장은 조직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연공서열을 무시하는 ‘팀제’를 도입했다. 이는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낳았다. 원 원장 취임 직후 4급 팀장 밑에 3급 팀원이 일하게 되거나 ‘5급 팀장-2급 팀원’의 파격 인사가 있었고, 후배 밑에서 일하게 된 직원들은 불만세력이 됐다.

국정원은 이번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17일 직원들에 대한 근무성적 평가를 강화하는 내용의 국가정보원직원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1년에 1회로 제한된 현재의 평가 방식으로는 실적 및 능력 평가에 한계가 있으므로 정기평가 횟수를 연간 2회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원 원장 체제 2년간의 경쟁·성과 위주 운영이 국정원의 ‘실적’을 크게 높이지 못했다는 평가가 국정원 안팎에서 나온다.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6월 한상렬 목사가 방북했을 때 국정원은 정확한 방북 사실과 경로도 모르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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