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惡의 제국’ 붕괴시킨 레이거니즘에서 배울 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2일 03시 00분


미국의 제40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취임 때보다 퇴임 후 인기가 더 높았던 대통령, ‘작은 정부 큰 시장’ 정책을 경제의 중심에 둔 지도자다.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 중 한 사람인 레이건(1911∼2004)이 6일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중간선거에 지고도 멋지게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의 교훈을 찾으려고 레이건의 전기를 읽었다고 한다. 우리에게도 레이건은 ‘자유민주주의가 공산주의를 이긴다’는 신념을 심어준 대통령으로 기억된다.

그는 1980년대 초 소련을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을 부정함으로써 역사의 조류에 역행하면서, 자국민조차 먹여 살리지 못하는 나라’라며 ‘악(惡)의 제국’이라고 질타했다. 1987년 6월 12일 베를린장벽 앞에서 “고르바초프 씨, 이 장벽을 무너뜨리시오” 하고 외침으로써 민주화의 시작을 알렸다. 그는 말에 그치지 않고 ‘스타워즈’라는 이름의 과감한 국방투자로 소련을 압박해 종국엔 무너뜨렸다. 1987년 6월 서울에서 민주항쟁이 벌어졌을 때도 레이건 대통령은 전두환 독재정권에 대고 “직선제를 받으라”고 촉구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에 기여했다.

지금 북한은 ‘악의 제국’보다 더 자유가 없고 인권이 유린당하고 주민이 굶주리는 나라다.

우리는 북한에 천안함과 연평도 공격을 당하고도 사과 한마디 못 받고 다시 대화 공세에 몰리고 있다. 물론 북과의 대화 단절이나 관계 악화를 바라는 국민은 없다. 레이건도 군비경쟁을 하면서도 고르바초프와 전략무기감축 협상을 벌였다. 우리의 정치 지도자들도 북을 향해 레이건처럼 할말을 하는 용기를 발휘해야 한다.

선진국에서 과잉복지와 재정적자 문제가 불거지면서 3년 전 글로벌 경제위기 때 거의 ‘파산선고’를 받다시피 했던 레이거노믹스를 다시 들춰보는 분위기다. 지난달 25일 국정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재정지출 삭감과 조세제도 단순화, 사회안전보장제 개선 등 레이건식의 경제해법을 들고 나왔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이 미국과 대등한 주요국가가 됐음을 세계에 알렸다. 공산당이 일당 독재하는 중국식 사회주의가 미국으로 대표되는 자유민주주의와 힘을 겨루는 형국이다. 그러나 지구상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이데올로기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일 수밖에 없다. 그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는 진리다. 자유세계는 레이건 대통령의 확고한 신념에 크게 빚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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