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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특집]만두 ‘3대 천왕‘ 납시오

동아일보

입력 2011-02-01 03:00:00 수정 2011-02-01 11: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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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그릇에 만두소가 수북하다. 만두피는 한쪽에 잘 쌓아 두었다. 좀처럼 부엌일을 거들지 않는 남자들까지 소매를 걷어붙이고 자리를 잡았다. 종알종알 이야기꽃이 피고 뽀얗고 통통한 만두가 채반에 한 알 두 알 늘어간다. 펄펄 끓는 물에서 금세 꺼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 속에 숨은 매끈한 만두. 집에서 빚을 준비가 안 됐다면 소문난 만두가게를 찾아보자. 민족 최대의 명절 설에 여럿이 먹는 만두는 그야말로 제맛이다. 서울에서 손꼽히는 만두집 세 곳을 소개한다.》
▼깔끔한 뒷맛··· 우리밀만 사용, 채소즙 넣어 빚은 3색 만두도▼

정갈한 서울식 자하손만두

담백하고 깔끔한 뒷맛이 일품인 서울 종로구 부암동의 자하 손만두.
서울 종로구 부암동 언덕에 자리 잡은 자하손만두에 들어서면 커다란 유리창 가득 담긴 부암동 전경에 먼저 눈길을 빼앗기게 된다. 그리고 이내 밥상 위에 펼쳐지는 단정하고 균형 잡힌 만두에 온통 마음을 쏟고야 만다. 박혜경 자하손만두 대표(57)는 ‘서울 사람’이다. 푸짐하면서 양념을 많이 하지 않는 북쪽 음식과 양념과 간을 세게 하고 손이 많이 가는 남녘 음식 사이에 놓인 서울 음식의 특징을 만두에 오롯이 담아낸다. 할머니부터 3대째 만두를 빚고 있다.

만둣국에 들어가는 기본 만두의 소는 숙주, 두부에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섞어 만든다. 어느 한 재료에 치우치기보다 각 재료 간 균형을 골고루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 여기에 파, 마늘, 후추, 참기름, 직접 만든 국간장으로 양념을 한다. 만두피는 2년 전부터 우리 밀만 사용하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제멋대로 튀지 않는 조화롭고 담백한 맛, 깔끔한 뒷맛이 일품이다.


1980년대부터 이 자하손만두집 터에 살던 박 대표는 1993년 인왕산 개방과 함께 지금의 가게를 열었다. 채소 즙을 이용해 만든 3색 만두는 노란색(당근즙), 초록색(시금치즙), 분홍색(비트즙)이 곱고 한입 크기로 앙증맞다. 떡만둣국에 이 만두가 쓰인다. 부엌 옆에는 보통 5명이 하루 종일 만두를 빚는 ‘만두방’이 있다. 그날 빚은 만두는 모두 그날 소진한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분점이 있다.

▶물만두 7000원, 편수, 찐만두, 소만두, 김치만두 1만 원, 만둣국, 떡만둣국 1만 원, 만두전골 3만5000원(2인), 4만8000원(3인)
▼주먹 크기··· 사골국물에 삶아 시큼한 맛 꺼려 김치 안 넣어▼

투박하지만 정겨운 평양식 리북손만두


사골국물에 어른 주먹만 한 크기의 만두를 삶아 내놓는 리북손만두.
서울 중구 무교동 골목길을 따라가다 보면 ‘이 구석에 이런 한옥이?’라는 질문을 곧바로 떠올리게 하는 소박한 만두집과 마주치게 된다. 리북손만두의 대문 안에는 막 삶아내 김이 펄펄 피어오르는 어른 주먹만 한 만두가 기다리고 있다.

평양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3학년 때 남쪽으로 피란 온 박혜숙 씨(70)가 ‘어머니 맛’ 그대로 만두를 빚어내고 있다. 평양만두는 서울이나 개성만두보다 훨씬 크다. 박 씨가 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평양은 추워서 음식을 예쁘게 모양낼 겨를이 없어요. 방에 둘러앉아 만두를 빚으면 어깨가 시릴 정도니까. 그래서 만두가 큼직큼직하고 빈대떡도 크고 그래요. 추운데 무슨 맵시야? 푸짐하고 맛있으면 그만이지.(웃음)”


이 가게는 매일 아침 일찍 그날 쓸 만두를 빚기 시작한다. 준비한 만두가 다 떨어지면 그날 장사는 끝이다. 만두피를 만들 반죽은 전날 저녁에 밀어 냉장고에서 하룻밤 숙성시킨 뒤 다음 날 아침 한 번 더 반죽한다. 만두소로는 돼지고기와 숙주, 부추, 두부, 달걀 등이 들어가는데 고기와 숙주의 비중이 크다. 소는 참기름, 파, 마늘, 후추로 양념을 하는데 소금간은 ‘하는 둥 마는 둥’ 한다. 이 집은 72시간 푹 곤 사골국물에 만두를 삶는데, 이 국물에 간을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

“평양만두는 김치를 만두소에 많이 넣는데, 요새 젊은 손님들은 ‘만두가 쉬었다’고 해요. 그래서 김치를 뺐지요. 시대에 따라 전통음식도 변하고 있는 거지요.”

리북손만두의 한옥은 박 씨의 시할머니 시절부터 살던 집이다. 박 씨의 손자까지 5대가 문턱을 들락날락한 셈이다.

▶만둣국, 접시만두 8000원, 전골 3만 원(중), 3만5000원(대)
▼고기 적고 대부분 채소로 조랭이떡만둣국도 별미▼

담백한 개성식 궁


만두소에 고기보다는 채소가 많아 담백한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궁.
서울 종로구 인사동 궁은 고기보다 채소가 더 많이 든 개성식 만두를 3대째 선보이고 있는 곳이다. 조부모와 아버지가 ‘개성 사람’인 신부원 사장(45)은 어릴 적부터 명절 때 떡국이 아니라 만둣국을 먹고 자랐다. 송편을 빚듯 만두를 만들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할머니 임명숙 씨(96)가 가게에 나와 직접 만두소를 만들고 만두를 빚었는데 요즘은 가끔 가게에 들러 음식 맛을 본다고 한다.

궁의 개성만두는 소의 3분의 2가 채소로 채워져 있다. 배추, 숙주, 부추가 들어가고 여기에 두부와 돼지고기를 섞는다. 고기에 비해 채소가 훨씬 많이 들어가는데도 돼지고기의 잡맛을 없애기 위해 간 양파와 마늘, 다진 파에 고기를 재어 뒀다가 쓴다. 간은 간장과 소금으로 살짝만 한다. 덕분에 만두를 한입 베어 물면 느끼한 맛이 전혀 없이, 담백함이 입 안 가득 몰려들어 온다. 신 사장이 귀띔한 만두 빚기의 비법은 만두소 재료를 한 번에 다 넣어 섞지 않고 고기, 배추, 숙주, 두부, 부추 순으로 하나씩 넣으며 손으로 골고루 배합하는 것. 그는 “기계를 쓰지 않고 손으로 해야 모든 재료가 조화를 이루며 어우러진다”고 말했다.


가게 한편에서 오전, 오후로 나눠 빚은 만두는 쇠고기 양지와 10가지 채소를 8시간 이상 우려낸 육수에 푹 담가 삶아낸다. 담백한 개성만두는 진한 사골국물보다 산뜻한 양지·채소국물에 삶아내는 것이 더 맛있다는 설명이다. 찜통에 넣어 수증기로 찌지 않고 육수에서 익히는 까닭은 육수가 만두에 흠뻑 배어 더 맛있고 부드러워지기 때문이다. 궁에 가서는 개성 전통음식인 조랭이떡국과 조랭이떡만둣국도 꼭 먹어봐야 한다.

▶개성만두찜, 조랭이떡만둣국, 개성만둣국 8000원, 편수 1만 원, 개성만두 전골 1인분 1만 원(2인 이상)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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