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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변만화]<2>웹툰 ‘안나라수마나라’ 연재 끝낸 하일권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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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변만화]<2>웹툰 ‘안나라수마나라’ 연재 끝낸 하일권 씨

동아일보입력 2011-01-27 03:00수정 2011-07-2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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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기분 여러분께 선물하고 싶어요”
“독자에게 잠깐 마법에 걸린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웹툰작가 하일권 씨는 얼마 전 연재를 끝낸 ‘안나라수마나라’에서 환상적 표현들이 자주 등장하는 것에 대해 “만화로만 할 수 있는 설정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자기 키만 한 가위를 들고 외모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을 구하는 정체불명의 이발사(삼봉이발소), 주변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해 늘 외로웠던 고등학생과 로봇의 우정(3단합체 김창남), 마술사가 되겠다는 어릴 적 꿈을 접고 가난한 현실 속에 하루하루 힘겹게 사는 소녀와 마술사의 만남(안나라수마나라)….

사회 문제를 바탕에 깔면서도 만화 특유의 판타지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웹툰 작가 하일권 씨(29).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주제’와 ‘작법’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많은 사람이 그의 작품을 주목하고 있다. 만화애니메이션을 전공한 그는 진로를 고민하다 웹툰에서 길을 찾았다. 2006년 한 포털사이트에서 선보인 ‘삼봉이발소’는 약 10개월 동안 37회 연재하며 총 조회수 1000만 건을 넘겼다. ‘삼봉이발소’가 단행본으로 출간된 2008년 그는 이 작품으로 대한민국만화대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2009년에는 ‘3단합체 김창남’으로 대한민국콘텐츠어워드 만화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주변에서 ‘의식 있는 만화가’ ‘학교 폭력을 본격 비판한 만화가’란 얘기도 듣지만 사실 다른 웹툰들과 차별성을 두려고 이런 소재를 선택한 것뿐입니다.”

25일 오후 경기 부천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만난 하 씨는 “그림이 아름답거나, 배꼽 잡게 웃기는 웹툰은 많다. 조금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독자들의 머릿속에 오래 남는 작품’이랄까. 그는 “그 점이 주효했는지 ‘삼봉이발소’ 반응이 괜찮더라고요”라며 쑥스러운 듯 고개를 돌리고 손을 비비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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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만화엔 여느 만화처럼 ‘마냥 예쁘고 착하고 순수하며 복을 받는’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대부분 열등감에 사로잡혔거나 외롭고 마음의 상처를 입은 이들이다. 부유하거나 가난하거나, 공부를 잘하거나 못하거나 마찬가지다. “누구나 어두운 면을 갖고 있잖아요. 잘생긴 사람도 나름 외모에 대한 불만이 있고, 돈이 많은 사람도 외로움을 느낄 수 있고….”

최근 연재를 끝낸 ‘안나라수마나라’로 화제를 돌렸다. ‘현실’과 ‘판타지’의 결합이라는 그의 만화세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마술을 소재로 한 이 웹툰은 어릴 적 꾸던 순수한 꿈을 잃어버리고 사는 이들의 성장 스토리다. 이 작품에선 공부만 강조하는 부모 아래서 자라다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발견해 나가는 모범생 ‘나일등’의 외모 변화가 두드러진다. 점수로 사람을 저울질할 정도의 엘리트주의자였던 나일등의 모습은 초반에는 얼굴이 비정상적으로 긴 ‘소시지’형으로 그려지지만, 하고픈 것을 찾아 나서면서부터는 정상적이면서 ‘꽃미남’이기까지 한 얼굴로 변신한다.

“독자에게 마법에 걸린 듯한 기분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원래 나일등은 준수하게 생긴 아이였지만 욕심쟁이였을 땐 그렇게 보이지 않도록 했죠. 그러다 자신의 참모습을 찾은 뒤에는 원래 모습을 볼 수 있게끔 한 겁니다.”

누구나 학창시절에 느꼈을 법한 다면적 감정과 고민을 사실적으로 그리면서도 만화 속엔 환상적인 요소가 빠지지 않는다. 공간의 배치, 캐릭터 설정 등에서 능수능란하게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것. 어느 작은 동네의 한편에 버젓이 자리 잡고 있는 놀이공원이 단적인 예다.

그는 그림 자체의 변화로 환상을 연출하기도 한다. 방 안을 꽉 채울 정도로 커진 채 자식을 내려다보며 압박하는 부모님, 겉은 호화롭지만 아래가 좁아 위태로운 느낌을 자아내는 집처럼 상황과 분위기를 배경만으로도 충분히 전달하는 것이다. “이처럼 독자가 몰입할 수 있는 효과는 영화나 책에서 할 수 없는, 만화에서만 가능한 자유로운 연출이라고 생각해요.”

그가 다음 작품에서 시도하려는 소재는 도술이다. 홍길동전이나 전우치전 같은 신나면서 밝은 만화를 그리고 싶다는 것. “인간 내면의 문제를 다뤄 주목받는 것도 좋지만 일단 만화는 재미있어야 합니다. 재미있으면서 사람들의 인상에 깊이 남는 그런 이야기를 죽 다루고 싶어요.”

부천=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크게보기하일권 씨가 인터뷰 상황을 그려 보내온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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