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 “자기주도학습 체질 만들기 겨울방학 4주일이면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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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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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하위권서 수직상승 두 중학생 “우리가 한대로 따라해봐”

겨울방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중학생이라면 이제부터 자기주도 학습을 시작해야 할 시기다. 상대적으로 긴 겨울방학을 잘만 활용하면 부족한 기초실력을 보완하고 다음 학년의 선행학습을 하기 충분하다. 하지만 대다수 중학생은 고민이다. '도대체 자기주도 학습이 뭔데요?' 공부해본 기억도 별로 없건만 '자기주도적'으로 공부를 하라니… . 걷지도 못하는 데 뛰라는 격이다.
걱정 말라. 밑바닥을 딛고 날아오른 선배 중학생 두 명이 여기에 있다. 서울 단대부중 3학년 윤희상 군(16)과 경기 나곡중 2학년 김재훈 군(14)이 바로 그들. 공부하고자 하는 의욕 자체도 없고,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당연히’ 포기하기 일쑤였던 이들은 전형적인 중하위권이었다.

그러나 겨울방학 4주를 통해 그들은 스스로를 바꿨다. 아니, 개조했다. 구체적인 학습목표를 스스로 정하고 계획을 실행에 옮기면서 자기주도적 학습습관을 본능처럼 몸에 익히는 데 성공한 것이다. 겨울방학 이후 둘의 성적이 수직상승한 건 물론이다.

자, 겨울방학 4주면 충분하다. 윤 군과 김 군으로부터 체질을 바꾸는 자기주도 학습전략을 배워보자.


중하위권 중학생은 대개 목표란 게 없다. 이들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알고 싶지도 않다. 공부하면서 성취감이나 재미를 느껴본 순간이 없으니…. 윤 군도 마찬가지였다. 공부하기 싫으면 친구들과 놀러 나가거나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면서 겨울방학을 보냈다.

자기주도 학습은 스스로 동기유발이 되지 않으면 결코 이뤄질 수 없다. 이것이 바로 분명한 목표를 우선 정해야 하는 까닭이다. ‘의사가 되고 싶다’는 목표는 어떨까? 너무 막연하다. 더 구체화해야 한다.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명문대에 진학해야 한다, 그러려면 성적이 높아야 한다. 지금 가장 부족한 부분은 수학. 그렇다면 이번 겨울방학에는 지난 학기 수학문제집을 다시 한 번 풀며 기초를 다져두겠다’ 식으로. 이렇듯 목표를 구체화하고 실천 가능하게 계획할 때 동기유발이 된다. 윤 군이 꼭 그랬다.

지난 겨울방학, 윤 군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자율학습 교실인 ‘건강교실’에 참여했다. 건강교실은 선생님의 감독 아래 방학 중 하루 3시간씩 자율학습을 진행하는 프로그램. 친구들과 함께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이 군은 처음부터 잠이 쏟아졌다. 공부하기도 물론 싫었다. 하지만 친구들이 집중해 공부하는 모습을 곁눈질로 보면서 나도 모르게 경쟁심리가 발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친구들이 하는 만큼만’ 공부하기로 했다.

“의사, 변호사를 꿈꾸며 공부하는 친구들을 보고 자극을 받았어요. 꼭 뭐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나도 원하는 직업을 가지려면 좋은 대학에 진학해야 하고, 그러려면 지금부터 친구들을 따라 공부해보자’는 결심을 했죠. 친구들처럼 하루에 최소 3시간은 집중해 공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어요.”(윤 군)

윤 군은 방학 내내 하루 3시간씩 영어, 수학을 공부했다. 그게 다였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해냈다는 뿌듯함과 성취감을 난생처음 느꼈다. 틀린 문제보다 맞힌 문제가 점점 더 많아지면서 ‘더 많이 정답을 맞히고 싶다’는 희한한(?) 욕심도 생겼다. 공부하는 재미를 깨우친 윤 군. 중2 때 전교 100등대였던 성적을 3학년 마지막 기말고사에서 전교 17등까지 끌어올렸다. 윤 군은 “쉽게 해낼 수 있는 목표였기에 방학 4주 동안 지치지 않고 꾸준히 목표를 달성해 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겨울방학은 방과후 학교나 학원을 다니지 않는 이상 학생 스스로 시간을 관리해야 한다. 따라서 조금만 방심하면 늦잠을 자거나 밤늦게까지 컴퓨터에 빠져 생활패턴을 잃기 쉽다. 이렇게 되면 구체적인 목표를 정했더라도 제대로 된 공부습관을 잡을 수 없다.


1학년 때 평균 80점대 성적이었던 김 군은 겨울방학이 지난 2학년 때부터 평균 90점을 웃도는 높은 성적으로 상승했다. 그의 노하우는 바로 ‘생활 계획표’. 김 군은 방학 동안 지킬 수 있는 계획표를 만들었다. 크게 무리하지 않았다. 오전 8시에 일어나 오후 10시에 잠드는 계획표를 짰다. 공부시간은 하루 총 7시간.

김 군은 “오전 8시에 일어나서 오전 시간 동안 공부하면 학교 다닐 때와 꼭 같은 시간만큼 공부하는 셈”이라며 “겨울방학 때 잡아둔 공부습관이 개학 뒤에도 이어져 새 학년생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세운 목표는 ‘다음 학기에 배울 수학교과서의 내용을 한 번씩 풀어보자’는 것. 오전 시간을 수학문제집 한 단원 문제를 푼 뒤 오답노트를 만드는 데 모두 투자했다. 나머지 시간은 영어, 국어 등 과목과 독서, 컴퓨터게임 30분, 휴식시간으로 채웠다.

“제가 어려워하는 수학을 공부한 뒤에는 머리를 식힐 수 있도록 독서시간을 배치했어요. 어려운 공부와 쉬운 공부를 번갈아하는 방향으로 생활계획표를 짰죠. 주말에는 계획표에 아무것도 적어 넣지 않았어요. 일주일간 계획을 잘 지키면 농구를 하거나 종일 게임을 하면서 놀거나 쉬는, ‘자기 보상’을 한 거죠.”(김 군)

그는 계획표를 책상 앞에 붙여두고 매일 수시로 쳐다보며 지키려 노력했다. 평일에 계획표를 잘 지키면 주말에는 달콤한 보상이 기다렸다. 김 군은 “잠이 심하게 쏟아지면 어머니에게 ‘30분 후 깨워달라’고 말하고 잠을 잔 뒤 휴식시간을 30분 줄여 공부했다”면서 “시간을 유연하게 사용하되 스스로와 약속한 공부 분량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명진 기자 ymj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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