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우리 시군 경쟁력은’]창의성이 차별화의 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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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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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문화예술 + 산업 시너지… ‘순창’ 손맛 상품화 ‘장류 메카’로

폐광촌이었던 강원 정선군은 강원랜드가 들어선 이후 관광도시로 변신하고 있다. 다양한 아이디어로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는 정선군은 다른 산업에 비해 창조산업 기반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선 주택가를 무료 운행하는 12인승 모노레일. 동아일보 자료 사진
폐광촌이었던 강원 정선군은 강원랜드가 들어선 이후 관광도시로 변신하고 있다. 다양한 아이디어로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는 정선군은 다른 산업에 비해 창조산업 기반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선 주택가를 무료 운행하는 12인승 모노레일. 동아일보 자료 사진
전국 163개 기초생활권 시군 가운데 경기 수원시가 문화, 예술, 특산물 등의 지역 자원과 인력을 활용한 창조 역량이 가장 뛰어난 지역으로 조사됐다. 2위는 전북 전주시가 차지했다. 군 단위에서는 강원 정선군(종합 10위)과 전남 담양군(종합 14위)이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부설 지역경쟁력센터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가 전국 163개 시군을 대상으로 공동 실시한 창조지역지수 평가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창조지역지수는 △창조산업 △창조기반 △창조자원 △창조인력의 4가지 부문을 평가했다. 지역이 중앙정부나 기업 투자에만 의존하지 말고 자체 보유한 창조 역량을 기반으로 문화, 사회,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개발됐다. RCI 평가와는 별도로 올해 처음 평가가 이뤄졌다.

○ 창조산업 1위는 수원시

2007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슬로시티’로 지정된 전남 담양군에는 전통식품 명장이 유독 많다. 창평면에서 열리는 
‘창평전통음식축제’는 슬로시티와 슬로푸드가 함께하는 자리다. 담양군은 고유 자원을 발굴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2007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슬로시티’로 지정된 전남 담양군에는 전통식품 명장이 유독 많다. 창평면에서 열리는 ‘창평전통음식축제’는 슬로시티와 슬로푸드가 함께하는 자리다. 담양군은 고유 자원을 발굴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창조지역지수 평가 결과 수원시에 이어 전주시(2위), 경기 부천시(3위), 제주시(4위), 경기 고양시(5위) 등 지역 거점도시나 관광지가 상위권에 포진했다. 특히 창조산업 분야에서 대도시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종합 1위를 차지한 수원시는 사업지원서비스업, 예술스포츠, 여가관련 서비스업 종사자 수를 기준으로 한 창조산업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수원시는 창조산업 종사자 수와 창조산업특화도에서 모두 수위를 차지했다. 이어 정선군(2위), 제주시(3위), 충북 청주시(4위) 순이었다. 정선군은 강원랜드가 들어서면서 관광산업이 발달해 타 산업 대비 창조산업 분야가 강세를 보였다. 경기 안산시, 성남시 등 수도권 대도시들도 창조산업 종사자 분야에서 강세를 보였다.

○ 양구 울릉 강진 화천군은 축제천국

단위 면적(100km²)당 문화시설, 축제 및 행사 경비 지출 등을 종합 평가한 창조기반 부문에서는 부천시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수원시(2위), 과천시(3위) 순이었다. 전주시는 4위에 올라 비수도권 중 가장 순위가 높았다. 지방 거점 도시나 문화관광이 발달한 도시가 상위권에 포진했다.

인구 수 대비 축제 경비는 강원 양구군이 주민 1인당 20만600원을 지출해 가장 많았다. 이어 경북 울릉군(19만3500원), 전남 강진군(18만5900원), 강원 화천군(15만4500원)의 순이었다. 상위권 지역 중에는 화천군처럼 인구는 적은 반면 개발이 덜 돼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어려운 지역이 축제를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사례가 많았다. 관광산업 전통이 강한 지역(제주시, 서귀포시, 강원 강릉시, 전주시)과 주민 활동이 활발한 지역(전북 진안군)도 축제 경비 지출이 많았다.

전북 고창군(청보리 축제, 국화 축제와 복분자 축제, 풍천장어 연계 축제), 경남 하동군(녹차 축제), 강원 평창군(효석문화제) 등 최근 지역축제 명소로 떠오른 곳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지역축제를 연간 10번 넘게 개최하는 지역은 제주시(21회), 서귀포시(16회), 전주시(16회), 강원 강릉시(14회), 고창군(13회), 전북 군산시(13회), 전남 장흥군, 하동군, 경북 영덕군, 전북 정읍시, 경북 포항시(이상 11회) 등이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역 축제의 효율성과 성과를 높이는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 창조 자원은 전북 순창군, 창조 인력은 전주시 1위

농특산물, 전통식품, 문화재 등 창조자원이 가장 풍부한 지역은 장류 산업이 발달한 순창군으로 나타났다. 인구 3만여 명에 불과한 순창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장수마을’로 알려져 있다. 순창은 주민들이 끼니마다 즐겨먹는 된장, 고추장, 청국장 등 전통 장류를 산업화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국내에 판매되는 고추장, 된장, 쌈장 등의 30∼40%는 순창에서 만들어진다. 가내수공업 형태의 전통 장류 업체만 70개에 육박하고, 직간접적으로 장류 산업에 관련된 주민은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에 이른다. 장류산업 생산액은 순창의 전체 경제생산액의 절반이 넘는다. 순창군은 전통식품 품질 인증 제품 34개를 보유해 이 분야에서 2위인 충주시(13개)와 큰 차이를 보이며 1위를 차지했다. 지리적 표시 품목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4개씩을 보유한 전남 보성군(녹차, 꼬막, 삼베 등)과 울릉군(산채류 등)이었다.

유형문화재 부문에서는 문화 관광 유적이 풍부한 경북 경주시(32개), 인천 강화군(29개), 충북 충주시(24개)가 상위권에 포진했다. 강화군은 단위면적(100km²)당 문화재 보유 부문에서도 7.05개로 1위를 차지했다. 전통식품 명인은 음식으로 이름난 담양군(4명), 전주시와 하동군(각 3명), 경북 안동시와 경기 용인시(각 2명) 등이 많았다. 공예 분야 명장 보유 분야에서는 경주시(5명), 무형문화재 분야에서는 전주시(30개)가 각각 1위를 차지했다.

류정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낙후지역이라도 외부 자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창의적으로 향토 자원을 개발한다면 얼마든지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생활하기 편한 곳은?
의식주-병원-편의시설 평가, 부천 1위… 지방선 목포 으뜸


경기 부천시가 전국 163개 기초생활권 시군 가운데 가장 생활하기 편리한 지역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을 제외한 시군 중에서는 전남 목포시가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010년 지역경쟁력지수(RCI)’ 조사와 별도로 진행한 생활편의기반지수 평가 결과로 창조지역지수 평가와 함께 이번에 처음 실시됐다.

생활편의지수는 △의생활 △식생활 △주거생활 △보건의료 △미용위생 △운동여가 등 6개 항목으로 나눠 단위면적당(1km²) 일상생활에 필요한 관련 서비스 및 시설 수를 기준으로 산출했다. 주거생활 항목은 건축연한 20년 미만 주택비율, 상하수도 보급률로 평가했다.

경기 부천시는 km²당 식료품점 54.46개, 휴게음식점 27.72개, 의료기관 17.61개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경기 안양시, 수원시가 각각 2, 3위를 차지하는 등 수도권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전남 목포시는 4위로 지방 도시 중 유일하게 10위 이내에 들었다. 목포시는 의료기관(8위), 식료품점(3위), 의류점 분포(5위), 휴게음식점(7위) 등 주요 항목에서 골고루 상위권에 들었다. 군 지역 중에서는 대도시와 가까운 부산 기장군(46위), 충북 증평군(47위), 경북 달성군(49위) 등 3곳이 상위 50위 이내에 포함됐다.

의류점이 가장 많은 지역은 km²당 38.25개가 있는 안양시로 조사됐다. 건축연한 20년 미만 신축주택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경기 시흥시(98.28%), 군포시(98.09%), 용인시(95.86%) 순이었다. 신축주택 분야 상위권 지역은 대부분 수도권이나 대도시 주변 시군이었다. 동네 체육시설이 가장 많은 지역 순위에서는 안양시(km²당 4곳), 전북 전주시(km²당 1.97곳)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특별취재팀>
▽팀장=조용우 지역경쟁력센터장 woogija@donga.com
▽미래전략연구소=김유영 박용 배극인 하정민 한인재 기자
▽한국농촌경제연구원=김광선 성주인 송미령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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