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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연평도 포격 도발]김태영 국방 전격 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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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연평도 포격 도발]김태영 국방 전격 경질

동아일보입력 2010-11-26 03:00수정 2010-11-2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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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경계 잇단 실패 - 해명 오락가락… MB, 金국방 신뢰 접어
참혹한 현장 둘러보는 金국방 김태영 국방부 장관(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25일 군 관계자들과 함께 북한의 포격으로 폐허가 된 연평도의 민가를 둘러보면서 참담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평도=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금언을 깨고 김태영 국방장관을 교체했다. 사의를 수용하는 형식이지만 사실상 경질이다.


이날 오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한 긴급 안보·경제점검회의를 마친 이 대통령은 다른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작금의 안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해 관리할지에 골몰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내에서도 군의 ‘초동 대응’에 대한 문제가 이 대통령의 ‘확전 자제’ 발언 진위 논란과 맞물려 국군 최고통수권자의 ‘안보 리더십’ 자체의 문제로 비화되는 상황을 더는 좌시해선 안 된다는 기류가 강하게 형성됐다. 보수층을 비롯한 일반 국민의 악화된 여론을 전환하고 군의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했다.

이에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이날 오후 ‘연평도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한 뒤 김 장관 경질 문제를 이 대통령과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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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최고통수권자로서 군의 잘잘못을 일일이 따질 수는 없었지만 우리 군의 사전 경계태세 및 북한의 도발 후 대응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북한의 도발 직후 이 대통령은 청와대 지하별관 국가위기관리센터 상황실(지하벙커)에서 군 지휘부와의 화상회의를 통해 군사작전과 관련된 의견을 주고받으며 여러 차례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몇 배로 응징하라” 등의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으나 군은 “최선의 조치를 다했다”는 보고만 했다고 한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확전 자제’ 발언의 진위 논란에 대해 “북한의 공격을 받은 직후 군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맞대응을 하고 나중에 이 대통령이 ‘상황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수순으로 가는 게 상식적인데, 마치 대통령이 확전 자제를 지시해 군이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처럼 비쳤다”고 말했다.

이번 전격적인 경질의 근원은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도 안보태세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이 강하게 제기됐고 결국 김 장관은 5월 1일 사의를 표명했으나 이 대통령은 심사숙고 끝에 군 수뇌부에 대해 한 번 더 ‘만회’의 기회를 주는 쪽을 택했다. 하지만 이번 북한 도발에서 군 수뇌부는 이 대통령의 기대를 여지없이 저버렸다. 이 대통령은 특히 전투뿐만 아니라 ‘경계’에서도 실패한 군에 대해 크게 실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안함 사건 당시 소나(바닷속 물체를 음향으로 탐지하는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질타를 받은 군이 이번 연평도 도발에서는 대포병레이더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어디서 포가 날아왔는지 탐지하지 못했다는 보고를 듣고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탄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김 장관의 국회 국방위원회 답변 내용이 부정적 여론을 확산시키는 데 일조한 것도 이번 경질의 배경이다. 김 장관은 “13분 만에 대응하는 건 훈련 잘 받은 부대만 할 수 있다”거나 “스타크래프트를 보면 바로 쏘게 된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는 바로 사격하는 게 만만한 일이 아니다”는 식으로 군을 변호했다.

또 이 대통령의 ‘확전 자제’ 발언의 진위를 놓고 민감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인데도 김 장관은 마치 이 대통령으로부터 “단호히 대응하되 확전되지 않도록 관리하라”는 첫 지시를 받은 것처럼 답변을 했다가 나중에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부인해 혼선을 부추겼다. 김 장관은 앞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와 관련해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한국에 재배치하는 문제를 협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여기에 처음에는 연평도에 배치된 6문의 K-9 자주포 중 4문을 통해 80발을 발사했다고 했다가 1차 대응 사격 때는 3문만 작동했다는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군에 대한 국민 신뢰는 급전직하했다. 천안함 사건 당시 군의 잦은 말바꾸기로 국민의 신뢰가 추락했던 일이 재발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국방장관 경질에 이어 국민들의 안보 불안을 해소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군 지휘부의 공백 사태를 최소화하기 위해 26일 후임 국방장관을 내정하고 교전규칙 개선과 서해5도 전력 증강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나아가 전반적인 국방개혁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매년 30조 원에 달하는 국방예산을 갖다 쓰면서도 북한의 잦은 도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군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무엇인지, 대책은 무엇인지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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