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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뮤직]소녀시대 VS 카라…일본에서의 두 번째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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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뮤직]소녀시대 VS 카라…일본에서의 두 번째 격돌

동아일보입력 2010-11-15 10:52수정 2010-11-1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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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그룹의 블록버스터 소녀시대와 카라의 일본 대격돌● 닮은 듯 다른 전략으로 일본 시장까지 점령… 그 미래는?

많은 걸그룹들이 필드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그중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그룹을 말하라면 '소녀시대'와 '카라'를 꼽을 수밖에 없다.

물론 1~2년 전만 하더라도 그 맨 윗 순위에는 JYP의 대표주자인 '원더걸스'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가장 앞서 나가던 원더걸스가 내수 시장을 포기하고 미국 수출 전선으로 달려가면서 케이팝(Kpop) 걸그룹 시장은 묘하게 요동치고 말았다.

원더걸스보다 극단적으로 소녀적인 컨셉트의 '티아라', 걸그룹 이라기보다는 여성그룹에 가까운 '애프터스쿨', 그들의 속편격인 '레인보우', 완전히 다른 장르 음악으로 무장한 '2NE1' 등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하면서 원더걸스의 빈자리를 성공적으로 메운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걸그룹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것은 아니다. 이미 그 자리는 보다 빨리 데뷔하고 선배들의 노하우를 성공적으로 전수받은 소녀시대와 카라가 차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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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졌다시피 SM엔터테인먼트(소녀시대)와 DSP미디어(카라)는 'SES'와 '핑클'을 각각 키워내 1990년대 뜨거운 혈전을 치른바 있는 전통의 명가들이다. 때문에 그 어떤 걸그룹이라고 해도 소녀시대와 카라라는 두 블록버스터들과 쉽게 경쟁할 수 있는 전력은 아니다.

■ 1990년대 'SES'와 '핑클'… 이제는 '소녀시대'와 '카라'

그런데 조금 흥미로운 대목도 있다.

20세기에 벌어진 SES와 핑클의 격전과 달리 21세기의 카라와 소녀시대는 국내시장에서 뜨거운 맞대결을 펼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최근 2~3년간 소녀시대와 카라는 전면적인 격돌을 벌이기보다 서로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런데 이 구도가 일본에서도 흥미롭게 재현되고 있다.

일단 소녀시대의 일본 진출은 전통적인 (남성)성인보다는 10대와 20대 초반을 타깃 오디언스로 설정했다. 데뷔곡인 '다시 만난 세계'의 안무와 악곡 스타일은 전형적인 SM의 '또래아이돌' 그 자체였다. 일본에서 10대 여성들이 소녀시대에 먼저 반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카라는 처음부터 '친근한 아이돌' 전략을 썼다.

소녀시대가 지상파 방송과 대형 무대를 위주로 위에서 사뿐히 내려앉는 전략을 택했다면, 카라는 소규모 행사와 각종 버라이어티 프로를 통해 지명도를 차근차근 높이는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카라는 한국에서도 '생계형 아이돌'로 통한다.

또한 카라는 또래 시장보다는 조금 더 윗선을 공략했다. 한국에서도 '삼촌팬'이라는 유행어는 카라 때문에 생긴 것이나 다름없다. 일본에서도 카라는 성인 남성 팬들로부터 호감을 얻고 있다.

소녀시대는 일본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뒀다.

일본에서 낸 첫 싱글 '지니 Genie'는 첫 주에만 4만5000장이 팔리면서 일본의 역대 해외 여성 아티스트의 데뷔 싱글 사상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0월20일 발표한 두 번째 싱글 '지 Gee' 역시 발매 첫 주에만 6만6000장이 팔리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일본을 제외한 해외 여성 그룹 사상 최고치다. 그 이전의 기록이 1980년대 활동한 '놀란스'의 것이었다니 소녀시대가 일본에 진출하면서 얼마나 대단한 성공을 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소녀시대의 일본 진출 전략은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의 마케팅과 흡사했다. 여성그룹 앨범의 주된 판매처인 아키하바라를 비롯한 굵직한 마케팅 플레이스에 대형광고판을 걸었고 티저영상을 끊임없이 방영했다. 지난 8월 역사적인 쇼케이스를 벌이기 이전부터 '소녀시대' 그 자체에 대한 광고를 오랫동안 해온 것이다.

그렇게 이미 '유명해진 상황'에서 완전히 새로운 형식의 상륙 전략을 수립했고 기록이 말해주듯 정확하게 성공했다. 소녀시대는 이제 일본에서 신(新)한류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소녀시대가 성공을 보장받을 만큼의 물량을 투입했고, 한국에서 이미 히트를 기록했으며, 국제적 음반사를 통해 검증된 악곡으로 승부했다는 점이 포인트다. 철저하게 SM적인 기획이라는 것이다.


■ 소녀시대와 카라의 전략을 모두 검토해야 하는 이유

카라의 성공은 그와는 정반대의 방식으로 정리할 수 있다.

카라는 일본에도 한국과 똑같은 방식의 마케팅 전략으로 상륙했다. 카라의 첫 일본 활동은 TV 정보 와이드 프로그램에 출연해 토크쇼와 라이브를 선보인 것이다. 사전광고와 대규모의 쇼케이스가 아니라 방송에 직접 출연해 자신들의 실제 모습부터 보여줬다는 이야기다.

소녀시대가 신비감을 불러일으키는 등장이었다면 카라는 이미 자신들의 컨셉트를 친근함으로 결정지었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카라는 이후 일본 첫 싱글 '미스터'의 안무인 '엉덩이 춤'을 코미디 버라이어티에서 선보였고 MC들이 짓궂게 따라하는 동영상 캡쳐 화면이 인터넷상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카라 역시 대성공을 거뒀다.

'정확한 타겟 오디언스'를 정하고 정교하게 마케팅을 한 소녀시대, 정확한 목표 계층보다는 일단 지명도를 높이는데 중점을 둔 카라의 마케팅….


두 가지 방법이 모두 통했다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지만 일단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도 있다. 아직 그들이 내놓은 싱글은 '이미 한국에서 히트'해 일본의 기존 한류 팬들이 일본어판으로 '기념 소장'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아직 일본의 '대중'들을 놓고 정면승부가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런데 카라는 여기서 한 발자국 더 앞서나갔다. '신곡'을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발매한 것이다. 그런데 이 결과 역시 성공한 것 같다. 일본 오리콘 데일리 차트 5위에 오르면서 카라의 지명도가 허상이 아님을 증명했다.

소녀시대의 물량 공세, 카라의 가격대 성능비 마케팅…. 이 모든 것은 앞으로 일본 진출을 앞둔 여러 아이돌 그룹들이 참고자료로 삼을만한 사례가 됐다. 한국 대중음악이 새로운 시장을 찾아낸다는 것은 전체적인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현 / 대중음악평론가 hyeon.ep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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