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침’… 야후저팬, 구글 엔진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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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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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포털 사이트인 ‘야후저팬’이 경쟁사인 구글의 검색엔진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야후저팬 대주주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사진)의 ‘파격 경영’이 다시 화제다. 일본 언론은 이번 야후저팬의 결정을 “자신의 것만을 고집하지 않고 사업에 도움이 된다면 누구와도 손을 잡는 손 사장 특유의 실리주의 노선 구현”으로 풀이한다.

2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야후저팬은 검색포털의 핵심 기술인 검색엔진을 구글엔진으로 교체하고 구글의 핵심 기술인 ‘온라인 광고 시스템’도 도입하기로 했다. 야후저팬은 세계적인 검색 포털업체인 야후의 일본판 서비스로 검색포털의 신흥강자로 자리를 굳힌 구글과는 라이벌 관계다.

미국 포털시장에서는 구글이 1위에 올라선 지 오래지만 일본에서는 야후저팬의 시장점유율이 58%로 2위인 구글(38%)보다 앞서고 있다. 그러나 야후저팬은 경쟁사라고 해도 사업에 도움이 된다면 과감히 ‘적과의 동침’을 선택했다.

야후저팬이 결단을 내리는 데는 대주주인 손 사장의 판단이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구글의 검색엔진을 써서 검색기능이 향상되면 이용자가 더 늘 것”이라며 야후저팬의 결정을 적극 지지했다. 야후저팬은 1996년 소프트뱅크가 미국 야후 본사와 공동 설립한 회사로 소프트뱅크가 38.60%의 지분(2대 주주인 야후 본사는 34.78%)을 소유해 최대 주주다.

일본 언론은 야후저팬의 이번 결정이 1981년 창업 이래 손 사장이 줄곧 보여 온 ‘이단 경영’의 단면이라고 지적한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기존의 상식과 질서를 파괴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 실제 일본의 이동통신회사들이 애플의 아이폰 도입을 주저하던 2008년 과감히 애플과 손잡고 아이폰을 도입한 것도 미래를 내다본 과감한 투자였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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