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미디어워치]매스미디어의 대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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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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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미디어의 장점을 흡수하라”

“폭스 뉴스가 두렵냐고요. 제가 진정으로 밤잠을 설치는 것은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매스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접해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친구로부터 뉴스가 전달됩니다. 200만 명의 시청자를 가진 폭스 뉴스와 5억 명의 이용자를 가진 페이스북 중에서 누가 더 무섭겠습니까.”

존 클라인 CNN 사장은 3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미디어 서밋’에서 폭스 뉴스의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CNN은 2002년 이후 폭스 뉴스 채널과의 시청률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그러나 정작 클라인 사장의 고민은 소셜미디어였다.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같은 소셜미디어는 이용자 간 유대감을 바탕으로 한다. 매스미디어는 많은 사람에게 뉴스를 전달하지만 이용자들의 공유의식은 미미하다.

한동안 소셜미디어의 등장에 대응책을 찾지 못했던 매스미디어는 최근 공세 모드로 돌아섰다. 소셜미디어를 무시하기보다 적극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달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매스미디어의 역습’이라는 특집 기사에서 정보의 신뢰도에서 앞서는 매스미디어가 소셜미디어 기능까지 보강한다면 파급력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6월부터 ‘마이니치RT’라는 별지 신문을 발행한다. 주 5일 타블로이드판으로 24면을 발행하는 마이니치RT는 마이니치의 트위터 계정에서 인기가 높은 기사를 선별해 자세한 해설을 추가하고 댓글 등을 상세히 소개한다. 뉴스를 단순히 트위터와 연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트위터에서 인기 높은 뉴스를 찾아내 오프라인 신문에서 다시 한 번 활용하는 것이다. 마이니치RT는 회사원, 대학생 등을 타깃으로 1부에 100엔(약 1350원)에 판매된다.

CNN의 ‘아이리포트(iReport)’도 소셜미디어 기능을 추가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2006년 CNN 웹사이트에 개설된 아이리포트 코너는 이용자들이 기사를 제작해 동영상 파일로 올리는 서비스였다. 아이리포트는 올해 초 이용자들이 서로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는 ‘팔로’ 기능을 보강한 후 의견 교환의 장이 됐다. 이용자들이 시위, 지진 등 자국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동영상을 찍어서 올리면 팔로어들 사이에 순식간에 퍼져 나간다. CNN은 팔로어가 많은 인기 동영상을 방영한다.

매스미디어가 매체 특성에 맞게 소셜미디어 기능을 접목하면 독자층을 늘리고 시청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매스미디어가 이제 소셜미디어를 적대관계가 아닌 협력 파트너로 봐야 하는 시대가 왔다.

정미경 기자 언론학 박사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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