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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혁당 實在했다”는 박범진 씨의 용기 있는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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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혁당 實在했다”는 박범진 씨의 용기 있는 증언

동아일보입력 2010-06-30 03:00수정 2010-06-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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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과거사위)’가 ‘박정희 정권의 짜맞추기’로 결론 낸 1964년 1차 인민혁명당(인혁당)은 국가 변란 목적으로 실제 존재했던 지하당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박범진 전 국회의원은 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가 최근 출간한 학술총서 ‘박정희 시대를 회고한다’에 수록한 증언에서 1차 인혁당 사건은 조작된 사건이 아니라고 밝혔다.

2005년 국정원 과거사위는 중앙정보부(중정)가 다룬 과거 사건들을 재조사해 “1차 인혁당 사건은 조작됐다”면서 “인혁당은 반국가단체가 아닌 서클 형태의 모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1차 인혁당 사건은 중정이 “북한의 사주를 받아 국가 변란을 기도했다”며 관련자 13명을 적발한 사건이다. 관련자들은 법원에서 징역 1∼3년의 실형 또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중정이 1974년 “민청학련이 공산계 불법단체인 인혁당 재건위의 조종을 받아 국가 변란을 획책했다”고 발표한 뒤 관련자 8명이 사형된 인혁당 재건위 사건(2차 인혁당)과는 별개다. 이들 8명은 2007년 서울중앙지법의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박 씨는 “1차 인혁당 사건은 저 자신의 체험으로 볼 때 실재했던 사건이었으나 정부 당국이 객관화하는 데 실패해서 조작사건처럼 계속 논란이 됐다”며 “현대사의 올바른 이해를 위해 진실 증언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 정치학과 4학년 때인 1963년 입당할 때 문서로 된 당의 강령과 규약을 직접 봤고 북한산에 올라가서 오른손을 들고 입당선서도 했다”고 증언했다. 인혁당 강령은 ‘민족 자주적인 정권을 수립해 북한과의 협상으로 통일을 시도한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그는 당시 조사만 받고 기소되진 않았다. 그의 용기 있는 증언은 역사적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같은 진실 고백이 늘어나기를 바란다.

과거 독재정권이 고문이나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사건을 조작 또는 과장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국가범죄다. 이런 사건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도 위로를 보낸다. 다만 법치국가에서 정권의 이념 성향에 따라 초법적 기구를 만들어 과거 사건을 정치적으로 다시 끄집어내 재단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 한 정권이 그들의 논리로 사건을 다시 조사하고 역사를 다시 쓰겠다는 발상이 실체적 진실을 왜곡할 수 있음을 박 씨의 증언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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