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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터넷 속의 사회病理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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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터넷 속의 사회病理심각하다

동아일보입력 2010-06-23 03:00수정 2010-06-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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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누리꾼이 거스 히딩크 감독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날조해 인터넷에 퍼뜨리는 바람에 이를 인용한 국내 인터넷 매체들이 오보 소동을 빚었다. 이 누리꾼은 히딩크 감독이 네덜란드 축구전문지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 팀에 패한 한국 팀을 놓고 “축구가 아닌 야구를 했다”고 혹평했다는 허위 사실을 인터넷 축구 사이트에 올렸다. 인터넷 매체들은 사실을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인용 보도했고 심지어 일부 방송까지 가세했다. 이 오보 소동은 인터넷을 통한 정보 조작이 얼마나 용이한지 보여준 생생한 사례다.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 가구 보급률이 95%로 인프라 측면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강국이다. 인터넷이 국민의 일상생활에 깊이 들어와 인터넷 없는 삶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인터넷 덕분에 정부의 행정 서비스 이용이 편리해졌고 인터넷 없이는 경제활동도 여가생활도 불가능한 세상이다.

인터넷의 이러한 긍정적 기여에 못지않게 그 폐해와 사회병리(病理) 현상도 심각한 것이 현실이다. 10대 여학생을 감금 살해한 뒤 한강에 버린 혐의로 어제 구속된 청소년들은 인터넷을 통해 만났고 인터넷 검색으로 시체 처리 방법과 유기 장소를 찾아냈다. 인터넷이 10대들의 범죄행위 도구로 이용된 것이다.

익명의 그늘에 숨어서 악성 댓글로 남을 괴롭혀 피해자들이 자살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2년 전 광우병 촛불 사태 때는 포털사이트에 “경찰에 집단 폭행당했다” “전경이 여대생을 목 졸라 즉사시켰다”는 허위 사실로 대중을 선동하는 글과 사진이 버젓이 인터넷에 올랐다. 천안함 폭침(爆沈)과 관련해서도 인터넷에는 사이비 전문가들이 그럴듯하게 포장한 좌초설, 피로 파괴설, 미군 오폭설이 난무한다. 무책임한 인터넷 매체와 사이트가 늘면서 인터넷이 ‘정보의 시궁창’이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다양한 정보를 확인하고 걸러주는 역할을 하던 신문의 기능도 인터넷 때문에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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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는 인터넷을 통한 명예훼손이나 정보 조작도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하며 인터넷을 치외법권(治外法權) 지대처럼 호도하는 사람들도 있다. 헌법과 법률은 표현의 자유를 무제한적으로 허용하지는 않는다. 인터넷의 영향력과 파급 효과를 고려하면 사이버 공간의 명예훼손이나 정보 조작에 대해서는 더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견해가 유력하다.

인터넷이 국경을 허물고 세계평화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됐지만 오히려 범죄 테러 폭력을 격화시켰다는 비판적 관점도 있다. 의견 교환의 새로운 장을 열었지만 작금의 상황을 보면 그것이 민주주의적 소통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없다. 인터넷의 역기능을 줄이고 건전한 인터넷 시민의식을 일깨울 필요성이 절실하다. 청소년들의 인터넷 윤리교육을 강화하고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해 사회 전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저질 인터넷 문화를 이대로 방치하다간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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