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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집중분석]日서 맥 못추는 ‘아이리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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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집중분석]日서 맥 못추는 ‘아이리스’, 왜?

기타입력 2010-05-27 15:19수정 2010-05-2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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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8%→7.5%→7.9%→7.4%'

지난달 21일부터 일본 TBS에서 방영 중인 한국 드라마 '아이리스'의 시청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한류스타 이병헌이 출연하고 일본 방송계에서 '황금시간대'로 불리는 9시대 지상파 채널에 편성된 점을 고려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이 드라마는 국내에선 평균 시청률 28.4%, 최고 시청률 35.5%(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TBS도 '아이리스' 방영을 앞두고 한국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아이리스'는 일본에서 첫 회 시청률이 10.1%(일본 간토 지역, 비디오리서치)로 두 자리 수를 기록하며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주연 배우 이병헌과 김태희가 현지 예능프로그램 등에 함께 출연해 적극적으로 작품을 홍보하면서 앞으로 인기가 더 오를 것이란 기대도 컸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12일 4회 시청률이 전주에 비해 다소 오른 것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회를 거듭할수록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 '아이리스', 매력 없는 한류드라마?

이처럼 시청률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이유로는 우선 작품의 낮은 완성도가 꼽힌다. '아이리스'는 국내 방영 시에도 내용 연결이나 설정이 어색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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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극 초반에 등장인물이 한국, 헝가리, 일본 등 여러 나라를 오가는 과정이 대부분 생략되면서 스토리의 개연성이 떨어졌다. 이와 달리 극 후반에는 회상 장면이 자주 나오고 내용 전개가 느려져 '지루하다'는 시청자들의 불만도 컸다.

휴대전화, 자동차 등 협찬 기업 제품의 지나친 간접광고(PPL)가 이야기 흐름을 방해한다는 비판도 많았다. 북한 간부들이 국내 기업의 최신 자동차, 휴대전화를 이용하거나 쫓기는 신세인 북한 테러리스트가 유명 브랜드 옷을 깨끗하게 갖춰 입은 장면은 웃음거리가 됐다.

이처럼 부족한 완성도가 일본에선 편집 때문에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회당 방영 시간이 70분이었지만 일본의 경우 54분에 불과해 편집 분량이 늘면서 내용 전개가 어색해지는 것이다.

지상파 채널인 만큼 자막 대신 일본 배우가 더빙한 점도 작품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극중 김현준(이병헌 분)은 근육질의 몸을 자주 드러내며 남성미를 과시한다. 이병헌의 굵고 낮은 목소리는 이 같은 이미지에 잘 어울린다.

그러나 김현준 역 성우를 맡은 일본 배우 후지와라 타츠야의 목소리는 전혀 다르다. 영화 '데스노트'의 주연을 맡아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후지와라 타츠야의 음성은 변성기 소년을 연상케 한다. 이로 인해 작품에 몰입하기 어렵다는 현지 시청자들의 혹평이 적지 않다.


▶ 미드엔 못 미치고 한류 이미지와는 다르고…

일본에서 처음으로 한류 열풍을 일으킨 드라마는 '겨울연가'다. '욘사마' 배용준과 '지우히메' 최지우가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별다른 홍보 없이 NHK 위성채널을 통해 해외 화제작으로 방영됐다 갑자기 붐을 일으켰다.

'겨울연가'를 제작한 윤석호 PD는 '아이리스'의 성적 부진에 대해 "첩보액션 드라마로 스케일이 강조돼 일본 한류 팬이 기대하는 감성적인 멜로나 사랑에 대한 판타지가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윤 PD는 "지금까지 일본에 수출된 한국 드라마 중 대중적으로 성공을 거둔 작품은 '겨울연가', '천국의 계단', '대장금'을 꼽을 수 있다"며 "아기자기하고 부드러우면서 아름다운 얘기가 한류 드라마의 강점"이라고 밝혔다.

대중문화평론가 이문원 씨는 "첩보 액션 드라마라는 장르가 국내에선 신선하고 새로운 시도라서 관심이 컸지만 DVD 등 영상 콘텐츠 시장이 발달한 일본의 경우 '24' 등 미국 액션 드라마를 열심히 보는 시청자가 이미 많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첩보 액션 드라마의 수준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아직 따라갈 수 없을 정도"라며 "'아이리스'가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도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한류 팬들은 DVD로 '아이리스'를 다 봤기 때문에 시청률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각 캐릭터의 내면, 심리를 작품 속에서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는 등 극적 완성도가 떨어진 것이 결정적 원인"이라며 "한류스타 이병헌을 제외하고 작품 자체만으론 구성이 허술해 일본 시청자를 끌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 반론, "지금 시청률도 낮지 않다"

'아이리스'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일본에서 아이리스의 시청률이 "낮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TBS 측은 '아이리스' 방영 이전 같은 시간대 드라마 시청률이 5~6%대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 시청률이 성공적인 결과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태원 측은 TBS가 내부적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드라마에 별로 관심이 없던 10~20대의 시청률이 안정적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절대적인 시청률은 하락세이지만 한류의 중심 세력이 아니었던 젊은 시청자들이 한국 드라마에 흥미를 느끼는 현상에 의미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TBS는 '아이리스'를 방영 중인 수요일 9시대에 한동안 히트작이 없었다. 전작인 '아카카부켄지훈세키'(2010년 1월 13일~3월 10일 방영)의 시청률은 평균 6.1%에 불과했다. 그 이전에 방영된 작품들도 7~10% 수준이었다.

또 일본의 경우 국내에 비해 지상파 채널이 많은 점을 고려하면 '아이리스'의 일본 성적이 '대박'은 아니지만 아직 '쪽박'으로 볼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20%만 넘으면 '대박 작품'으로 화제가 되는 만큼 '아이리스'의 흥행 성적을 국내 시청률 기준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TBS와 태원 측에선 26일 오사카, 다음달 사이타마에서 열리는 '아이리스 OST 콘서트'가 시청률 반등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병헌, 김태희, 정준호, 김승우, 김소연 등 출연 배우들이 무대에 나서며 '아이리스'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질 것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이벤트가 열린 뒤 '아이리스'의 시청률이 더 떨어진다면 향후 한류 드라마의 일본 수출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러 가지 반론에도 불구하고 매주 시청률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일본 시청자들이 '아이리스'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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