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이슈 점검/월미은하레일 시험운행 중 추돌사고… 안전성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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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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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3차례 개통 연기, 시민 신뢰 ‘궤도 이탈’

지난달 30일 운행 중 안전사고를 일으킨 월미은하레일. 개통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안심하고 탈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시민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지난달 30일 운행 중 안전사고를 일으킨 월미은하레일. 개통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안심하고 탈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시민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내달 개통도 늦추고
대책 확실히 세워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모노레일인 ‘월미은하레일’의 안전성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최근 시험 운행 도중 또다시 사고를 일으키면서 과연 모노레일이 믿고 탈 수 있는 교통수단인가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 모노레일 믿고 탈 수 있나, 시민 불신 확산

지난달 30일 오후 3시 35분경 ‘인천 은하역’에 들어서던 월미모노레일 차량이 역내에 정차해 있던 궤도 점검열차를 들이받았다. 사고 차량은 정해진 정차 구간에 못 미쳐 멈췄다가 이를 맞추기 위해 다시 앞으로 진행하던 중 정차 구간을 벗어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 사고로 궤도 점검열차가 2m가량 앞으로 밀리면서 역사 4층 외벽에 부딪혀 벽에 설치된 가로 5m, 세로 4m 크기의 전광판이 도로로 떨어졌다. 이 일대 도로가 30여 분간 교통 정체를 빚었지만 다행히 인명사고는 없었다. 인천교통공사 월미은하레일팀 관계자는 “제동 장치 고장 등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의 조작 미숙으로 인한 사고였다”고 해명했다.

모노레일 차량에 관광객 등 시민들이 탑승해 있었다고 가정하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순간이었다. 시민 이광용 씨(54)는 “시민들이 많이 이용할 수밖에 없는 관광 모노레일은 안전성이 보장될 때까지 운행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월미은하레일은 그동안 안전성문제가 제기되면서 운행시기가 잇달아 연기됐다. 당초 지난해 인천세계도시축전 개막(8월 7일)에 맞춰 개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공사의 편법시공과 차량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올 2월로 준공이 연기됐다. 이어 인천시는 3월 26일 월미은하레일을 개통하겠다고 발표했지만 6월 중으로 개통시기를 다시 미룬 상태였다. 여기에 운행사고까지 겹치면서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운행시기를 더 늦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여전히 허술한 안전대책

월미은하레일 사업을 맡고 있는 인천교통공사는 도심관광용 모노레일인 ‘월미은하레일’에 대한 안전성 검증을 마쳤다고 지난달 20일 발표했다. 국내외 전문기관인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독일 TUV SUD사가 성능시험을 해 안전에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모노레일 차량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국내 지하철과 같은 수준으로 117개 항목의 안전검사를 실시해 모두 합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통을 한 달여 앞두고 운행사고를 일으켰다. 시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자 인천교통공사와 함께 ‘합동조사단’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하지만 합동조사반을 꾸려 진상조사에 나서라는 지시만 인천교통공사에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월미은하레일의 실시계획인가 부서인 인천시 도시재생2과에 따르면 사고 직후 합동조사반을 구성해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세울 것을 인천교통공사에 지시했다. 하지만 외부 전문기관의 인력과 장비가 투입되지 않은 채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독일 TUV SUD사 등 기존 전문기관이 다시 참가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져 허술한 대책이라는 지적이다.

도시재생2과 관계자는 “차량, 토목, 신호 등 모두 7개 부분에 대한 정밀안전검사를 다시 할 것”이라며 “국내에서 처음 추진하는 사업이어서 전문가를 찾기 힘들어 기존 인력과 장비가 투입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인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박길상 감사는 “시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관광열차인 만큼 100% 이상의 안전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공사비 830억 원이 투입된 월미은하레일은 경인전철 인천역을 출발해 월미도를 순환하는 4.968km 노선이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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