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광 노태우 前대통령 ‘이글’땐 직원들 쇠고기 실컷 먹는 잔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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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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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 21년째 근무 김찬중 씨“개방 7돌… 역사현장 기억되길”

청남대를 이용한 다섯 명의 대통령을 모두 맞이했던 김찬중 씨가 대통령 이발실을 설명하고 있다. 이 이발기구는 청남대가 개관했을 때 일본에서 들여온 제품이다. 청원=장기우 기자
청남대를 이용한 다섯 명의 대통령을 모두 맞이했던 김찬중 씨가 대통령 이발실을 설명하고 있다. 이 이발기구는 청남대가 개관했을 때 일본에서 들여온 제품이다. 청원=장기우 기자
“골프를 즐겼던 노태우 전 대통령이 ‘이글’을 기록하는 날은 직원들 모두 한우를 실컷 먹는 잔칫날이었습니다.” 18일로 개방 7주년을 맞는 옛 대통령 휴양시설인 ‘청남대’(충북 청원군 문의면)에서 21년째 근무 중인 김찬중 씨(47)는 ‘청남대 집사’로 통한다.

경기 여주군이 고향인 김 씨가 청남대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85년 입대해 청와대 경호실 작전부대원으로 차출되면서부터. 당시 대통령이 청남대로 휴가를 갈 때마다 지원병으로 뽑힌 김 씨는 경호를 위해 청남대 곳곳을 살펴봤다. 제대 후 1988년 청와대 비서실 공채에 합격한 뒤에는 청남대 전담요원으로 부임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부터 고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청남대를 이용한 역대 대통령 5명이 그의 ‘시중’을 받았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이 가장 바빴습니다. 수행원까지 포함해 700여 명이 방문할 때도 있었습니다.” 두 전 대통령은 직계가족은 물론 친인척, 사돈까지 초대할 정도로 방문 규모가 큰 편이었다고 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가족 위주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아들 홍일 씨 가족과 한 번 온 것을 제외하고는 이희호 여사와 단둘이 보냈다고 김 씨는 회고했다. 청남대를 개방한 노 전 대통령은 개방 행사를 위해 하루만 머물렀다. 하지만 과거 1988년 국회 5공 특위 때 조사를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

김 씨는 청남대 관리권이 충북도로 넘어온 뒤 청와대 복귀를 고민했지만 청남대에 머물기로 했다. 이 때문에 그는 지금 충북도 소속 공무원이다. 김 씨는 “일반에 개방된 뒤 예전 모습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어 아쉽지만 청남대가 역사의 현장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원=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동영상=`청남대`에서 무슨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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