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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詩와의 첫 만남, 아직도 충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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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詩와의 첫 만남, 아직도 충격적”

동아일보입력 2010-04-09 03:00수정 2010-04-09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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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한국詩 전도사’ 클로드 무샤르 시인

고은 - 김수영 - 김지하 등
한국문학 창조력 세계 으뜸


번역된 작품 독자가 읽게
중재자 역할 커져야
“번역만큼 중요한 건 세계 독자들에게 한국작품이 잘 전달되는 겁니다. 최근 프랑스어판으로 출간된 고은 시인의 ‘만인보’에는 프랑스 독자들을 겨냥해 시인이 번역자들과 인터뷰한 글이 수록됐어요. 이런 것도 하나의 방식이 될수 있겠죠.” 프랑스 문학계간지 ‘포에지’의 클로드 무샤르 부편집장은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해선 현지 독자들을 배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프랑스의 시 전문 계간지 ‘포에지’의 부편집장이자 시인인 클로드 무샤르 씨(69)는 한국문학과의 인연이 특별하다. 한국시가 가진 사실성과 예측 불허의 창조성에 단단히 매료된 그는 올해 말 포에지를 한국 시 특집으로 꾸밀 계획이다. 고은 황지우 이성복 시인 등 한국의 대표적인 시인부터 진은영 허수경 오은 등 젊은 시인에 이르기까지 총 23명의 작품을 10편씩 번역 소개할 예정이다.

고은 시인의 ‘만인보’ 완간 기념 심포지엄(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찾은 그를 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만났다. 그의 제자이자 ‘포에지’ 특집호에 실릴 한국 시들을 프랑스어로 옮기고 있는 번역가 주현진 씨도 동석했다.

무샤르 씨는 인터뷰 내내 고은 황지우 이인성 정과리 김혜순 씨 등 친분이 있는 한국 문인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들뜨고 즐거워했다. 그는 “프랑스에서 한국 현대시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며 “한국 시인들을 인간적으로도 좋아한다”고 여러 번 고백조로 말했다.

그는 파리8대학에서 비교문학을 가르치면서 한국시를 처음 접했으며 1999년 ‘포에지’가 한국시를 특집으로 꾸미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포에지’가 특정 국가의 시를 특집으로 꾸민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올해 겨울 특집에 대해서 “당시엔 한국 학생들을 통해 한국시를 접하고 좋아하게 됐지만 그사이 한국을 여러 번 방문했고 시인들과도 친분이 생겨서 좀 더 완전한 형태로 프랑스에 한국문학을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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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독자들은 한국시뿐만 아니라 시 자체에 대한 관심은 낮은 편이다. 하지만 문인들 사이에서의 관심과 수요는 꾸준한 듯했다. 그는 “최근에도 프랑스의 권위 있는 문예지 ‘NRF(La Nouvelle Revue Fran¤aise)’, 젊은 시인들이 만드는 시 전문지 ‘부두아르’ 등에서 프랑스어로 번역된 한국시를 소개해 달라는 부탁이 들어와 기형도의 시를 소개해줬다”고 말했다.

“처음 이상의 시를 읽었을 때의 충격을 기억합니다. 1930년대 한국에서 어떻게 이토록 강렬한 모더니티를 보여줄 수 있었는지 놀라웠습니다. 한국의 역사적 사회적 체험의 특수성과 사실성을 바탕으로 한 김수영 김지하 시인의 작품들은 프랑스 독자들에게도 인상적인 문학세계를 보여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역사성과 동시에 예측할 수 없는 미적 창조성을 보여주는 황지우의 시는 또 어떻습니까.”

한국시,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해 그는 ‘번역작품과 독자를 연결해주는 중재자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분명한 건 번역을 많이 하면 할수록 좋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것을 독자들이 접할 수 없다면 소용없습니다. 유럽인들에게 비교적 친숙한 한국 영화, 음악 등 다른 문화 장르와 시를 접목하거나 활용해 독자층을 확보하려는 노력, 번역 소개된 한국 시가 활발한 비평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현 시점에서는 꼭 필요합니다.”

무샤르 씨는 5월 개봉하는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를 예로 들었다. 그는 주현진 씨와 함께 칸 영화제를 위해 이 영화에 등장하는 시들의 프랑스어 번역을 맡았다. 그는 “이창동 감독은 프랑스에서도 잘 알려진 영화감독”이라며 “시를 주제로 한 그의 영화로 프랑스 내에 한국시 독자층을 확보하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년 노벨문학상 주요 수상후보로 거론되는 고은 시인에 대한 견해를 묻자 그는 “한국에 올 때마다 한국인들이 누군가가 한 명이라도 노벨 문학상을 받았으면 하는 갈망이 아주 크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며 웃었다. 그는 “고은 선생의 ‘만인보’는 20세기 한국 자체의 모습을 재생시켜 준 시라고 생각한다. 프랑스의 관점에서 본다면 빅토르 위고와 견주어 이야기해 볼 만한 작가가 아닐까 싶다”며 “하지만 문학은 올림픽 게임이 아니고 노벨 문학상이 과연 특별한 문학 세계를 가진 시인을 위한 상인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러 나라를 다녀봤지만 한국은 어떤 나라보다 더 창조적인 문학을 갖고 있었습니다. ‘한국 문학이 어떻게 세계화될 것이냐 말 것이냐’는 부차적인 문제인 듯합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 문학이 세계화란 흐름과 더불어 무엇을 이뤄내고 창조할 것인가’가 아닐까요.”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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