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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PD수첩 허위 없다”는 문성관 판사 어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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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PD수첩 허위 없다”는 문성관 판사 어이없다

동아일보입력 2010-01-21 03:00수정 2010-01-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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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허위 왜곡한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무죄 선고는 국민의 건전한 상식으로는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문성관 판사는 어제 “보도에 다소 과장이 있더라도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인 사실과 합치돼 허위라고 볼 수 없다”며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가 무죄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문 판사가 허위보도가 아니라고 판단한 부분은 MBC PD수첩을 상대로 한 민사소송 1심과 2심에서 이미 허위보도로 인정돼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민사 1, 2심은 ‘주저앉는 소(다우너 소)는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인이 인간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94%에 이른다’는 보도가 허위이므로 정정보도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1심보다 허위보도 범위를 더 넓혔다.

형사소송에서는 처벌의 수위를 정하기 위해 범행의 동기를 더 따지기는 하지만 사실 판단을 놓고 민사와 형사재판이 다를 수는 없다. 2008년 4월 29일 방영된 PD수첩의 허위 왜곡은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해 가장 공신력 있는 기구인 국제수역사무국(OIE)의 판단과 배치되는 내용이었다. 보도의 중요한 부분이 허위왜곡으로 가득 차 있다는 1, 2심 법원의 결론을 하급심 단독판사가 무시한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문 판사는 우리 사회를 혼란 속으로 내몰았던 PD수첩 제작진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 등 상당한 근거를 갖고 비판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PD수첩이 동물보호단체가 동물학대 고발 목적으로 촬영한 다우너 소의 영상을 광우병 걸린 소로 단정하는 오류를 범하고, 광우병에 관해 권위 있는 기관이나 학자들의 견해를 정확하게 보도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따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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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은 ‘MBC의 허위보도로 농식품부의 신뢰와 명예가 훼손됐다’고 판단했다. 처벌여부를 결정하자면 실제적 악의(actual malice)를 더 따져봐야 하겠지만 허위보도가 아니라거나 ‘농식품부의 명예나 신뢰가 훼손되지 않았다’는 문 판사의 결론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최근 국민의 상식을 뛰어넘는 판결이 쏟아져 현기증을 느낄 정도다. 대한변호사협회는 그제 “판결에 적용되는 논리는 확립된 법리와 국민의 상식에 부합해야 한다”며 이례적으로 사법부 판결을 공개 비판했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독립을 굳건히 지키겠다”고 말했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일부 판결에 대한 비판이 사법부의 독립을 흔들고 있다는 말처럼 들린다. 지금은 누구도 법원이 간섭받는다고 여기지 않을 만큼 사법부는 독립돼 있다. 일부 법관이 아집에 사로잡혀 상식과 사리를 벗어난 판결을 하는 것은 독재권력 이상으로 위험하다. 사법부가 건강성을 잃으면 법의 지배는 의미를 상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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