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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집중분석]성형으로 뜬 김남주와 실패한 강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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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집중분석]성형으로 뜬 김남주와 실패한 강혜정

동아일보입력 2010-01-14 13:54수정 2010-04-2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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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성형, 경영학적으로 접근하면
'신상'이 진열됐다. 구매자는 돈을 내고 이 상품을 살지 다른 상품을 고를지 결정한다. 보다 많은 구매자가 찾을수록 상품은 알려지고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구매자들이 외면한 상품은 제 아무리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고 해도 진열대에서 사라진다.

상품을 연예인, 구매자를 팬, 돈을 사랑 혹은 관심이라고 바꾸어도 위 문장은 성립한다. '손이 가요 손이 가'는 장수 상품이 되려면 연예인 스스로 상품임을 인식하고 자신을 경영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보다 매력적인 상품이 되려고 섣불리 성형했다간 오히려 대중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

강혜정은 치아 교정으로 \'돌출형 입\'이라는 매력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교정 전출연작 \'웰컴 투 동막골\'(위)과 후 출연작 \'걸프렌즈\' 스틸것.


▶ '누가 맘대로 예뻐져!' 개성 포기했다가…

1998년 드라마 '은실이'에서 장낙도(이경영 분)의 딸 영채로 데뷔했던 강혜정은 2001년 예술영화 '나비'로 성인 배우 신고식을 치렀다. 이후 2003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에서 최민식의 상대역이자 영화의 비밀을 풀어가는 미도 역을 맡아 '강혜정의 발견'이라는 찬사를 들으며 차세대 충무로 스타로 떠올랐다.

강혜정의 성공에는 나무랄 데 없는 연기력 말고도, 예쁘기만 한 여배우들 사이에서 '돌출형 입'이라는 개성 있는 외모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박찬욱 감독 또한 강혜정의 매력을 "살짝 걷어 올라간 윗입술"로 꼽았을 정도.

'쓰리, 몬스터'(2004년) '웰컴 투 동막골'(2005년) '연애의 목적'(2005년)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흥행하며 탄탄대로 길을 걷던 그에게 2006년 고비가 왔다. '개성 있는' 강혜정은 2006년 영화 '도마뱀' 개봉을 앞두고 '예쁜' 강혜정으로 변신해 대중 앞에 섰다. 경영학적으로 표현하자면 그의 '핵심 역량'으로 꼽히던 돌출형 입이 사라진 것. 팬들은 '그만의 매력이 사라졌다'며 등을 돌렸다. 일부 누리꾼은 ''도마뱀'이 강혜정의 유작'이라는 혹평까지 늘어놨다.


김재문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강혜정의 실패 원인을 '소구 포인트'에서 찾았다. "강점은 강하게, 약점은 보완하는 것이 소구 포인트의 핵심"인데 강혜정은 치아 교정으로 약점을 보완하려던 것이 오히려 강점을 없애는 역작용이 났다는 설명이다.

탤런트 양미라도 자신의 '핵심 역량'인 개성만점의 외모를 포기했다가 2년간의 공백기를 가져야했다. 그는 1999년 롯데리아 CF '버거소녀'로 이름을 알렸다. 툭 튀어나올 것 같은 눈과 통통한 볼살, 큼지막한 입으로 개성 있는 외모를 뽐내던 그는 드라마 몇 편을 찍더니 어느 날 브라운관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SBS '강심장'에 출연해 "버거소녀 이미지를 벗기 위해 성형 수술을 하고 섹시화보를 찍었다"고 고백했다. 풋풋하고 귀여웠던 '버거소녀'의 이미지를 벗고 여성으로 거듭나려다 실패한 것. 양미라는 이날 성형 후 악플에 시달리다 혼자가 돼야겠다는 생각에 말도 통하지 않는 미국으로 떠났다 돌아왔다고 고백하며 눈물을 흘렸다.

▶ '성형 수술이 죄 인가요' 솔직 고백에 매력도 수직상승

'솔직 당당함'의 대명사로 꼽히는 배우 김남주는 성형 사실을 솔직히 밝힌 후 더 큰 인기를 모았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반면 핵심 역량이 '솔직 당당함'인 경우 성형 사실은 해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성형 사실을 당당히 고백하면 대중들은 이들의 성형 사실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한 고백에 박수를 보낸다.

성형 사실을 최초로 공개한 배우 김남주가 대표적. 김남주는 1996년 SBS 드라마 '도시남녀'로 인기가 급상승할 때 코 성형 수술 사실을 고백했다. 당시 김남주는 비닐 치마와 비닐 재킷 등 범상치 않은 패션감각을 뽐내며 '앞서나가는 여성', '당당한 여성'의 대표주자로 꼽히던 상황.

김남주의 고백은 성형 사실을 숨기기 급급했던 연예인들 보다 한 발 앞서나가는 행동으로 받아들여졌고 평소 그녀의 매력이었던 '세련된 도시적 이미지'에 들어맞았다. 그는 이후에도 "여성이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욕구는 당연한 거지요. 성형수술이 죄도 아닌데 왜 숨기겠어요"라며 당당한 자세를 유지해 박수를 받았다.

대중들은 그의 성형 사실보다 성형 사실을 솔직히 고백하는 당당함에 매료된 것. 솔직 당당함이라는 강점을 극대화시키는 동시에 예뻐지며 약점도 보완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후 엄정화 옥주현 정선희 등 많은 연예인들이 성형 사실을 고백해 김남주는 "후배들에게 자유의 날개를 달아준 장본인"이라는 평을 받으며 '앞서나가는 여성' 이미지를 굳혔다.

방송인 현영은 데뷔 초부터 성형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솔직 당당 발랄함으로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그녀가 성형 사실을 숨기려 들었다면 오히려 어색할 수 있었을 것. 그는 성형부위를 묻는 질문에 "얼굴"이라고 답하며 "지금과 같지는 않지만 성형 전에도 못생긴 건 아니었다. 조금씩 보수(성형)해 나간 것"이라고 당당히 말했다.

▶ 성형 사실 고백에도 전략적 사고 필요

김재문 연구위원은 성형을 할지 말지 고민하는 연예인들의 경우 우선 "자신의 소구 포인트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다음에 대중의 반응을 살펴 약점을 보완할지 강점을 강화할지를 선택해야 한하는 것.

또 '성형 고백'의 득실도 평소 이미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한다. 평소 적극적인 이미지라면 성형 사실을 고백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수줍음 많은 여성적인 이미지라면 직접적으로 고백하는 것 보다는 자연스럽게 알려지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그는 "연예인의 평소 이미지에 따라 성형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것이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중대 전 에델만코리아 이사는 블로그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가 발달했기 때문에 연예인의 성형을 감추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도 투명성 진정성이 기본이므로 연예인도 성형 사실을 알리는 것이 좋다는 입장이다.

단, 어떤 시기에 어떤 자리를 통해 공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토크쇼는 성형 사실을 고백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성형뿐만 아니라 성형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눈물 섞인 사연과 함께 이야기하고 진행자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멘트를 하면 대중들의 부정적인 반응도 조금은 수그러들 수 있다는 얘기다.

김아연 기자 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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