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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5·16군사정변 예측…당일 지지성명 준비했었다

입력 2009-10-16 02:56:00 수정 2009-10-16 20:09:10

본보, 北등 4개국 주재 中대사관 1961년 電文 입수

북한은 5·16군사정변 발생 이전부터 남한에서 군사정변이 발생할 것을 예측하고 상황을 예의 주시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은 특히 쿠데타 발생 직후 쿠데타 주도세력을 진보세력으로 보고 당일 지지성명까지 준비했지만 이틀 뒤인 18일 “극심한 반동에 의한 쿠데타이며 쿠데타 세력은 반동적인 친미(親美) 군인들”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사실은 북한 등 4개국 주재 중국대사관이 자국에 보낸 외교 전문(電文) 8건(1961년 2월 27일∼5월 26일)을 입수한 미국의 외교안보전문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의 분석 결과 밝혀졌다. 이 센터는 한국의 북한대학원대와 함께 ‘북한국제문서조사사업(NKIDP)’을 벌이고 있으며 이번에 공개된 것은 중문으로 된 26쪽짜리다. 앞서 동아일보는 9월 24일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입수한 문건을 통해 ‘10월 유신 선포 북한에 2차례 미리 알렸다’는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

이번에 입수한 5월 16일자 오후 11시 전문에 따르면 김일 부수상은 김일성 수상의 지시에 따라 평양 주재 중국대사에게 남한의 군사쿠데타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북한은 아직 어떤 조치를 취할지 숙고 중이며 이번 쿠데타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수상은 “이번 쿠데타는 진보세력의 조직적 행동일 가능성과 당시 정부에 불만을 품은 소장파 군인세력일 가능성 등 2가지가 있다”고 전했다. 그 근거로 주도자인 박정희가 한때 남로당원이었다는 점을 제시하며 “미국 제국주의의 막후 사주를 받은 쿠데타가 아닐 가능성은 90%”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절대비밀로 분류된 18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상임위원회 회의에서는 이번 쿠데타를 반동적인 시도로 명확히 규정했다. 이날 회의록을 바탕으로 중국대사관이 본국에 보고한 21일자 전문은 “북한은 이번 쿠데타가 남한 주민들의 투쟁을 억누르고 파시스트 지배를 강화할 목적으로 미국에 의해 기획된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쿠데타는 미국과 직접 연결된 것”이라고 적었다.

한편 5·16군사정변은 북한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군사 쿠데타에 충격을 받아 경제의 군사화를 의미하는 국방경제 병진 노선을 채택하고, 1차 7개년 경제개발계획을 연기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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