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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고동학]<5>옛 천문학에 관심 ‘고천문의기 연구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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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0-12 02:57:00 수정 2009-10-19 14: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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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연구모임을 가진 소남천문학사연구소 천문의기연구모임 회원들. 천문의기 연구를 위해 남문현 건국대 명예교수(뒷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윤홍식 소장(서울대 명예교수·뒷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 학계의 원로교수부터 대학원생까지 한자리에 모였다. 전영한 기자
“물시계-24절기 측정기 등 복원
선인들 ‘하늘 사랑’ 되새겨야죠”

《2007년 발행된 1만 원권 지폐 뒷면에는 조선시대 천체시계인 혼천의(渾天儀)와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가 그려져 있다. 그러나 이들 옛 천문도와 천문의기의 의미와 가치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고천문학에 대한 연구자도 적다. 천문학과 역사학을 아우르는 만큼 연구가 어렵기 때문이다. 소남천문학사연구소는 고천문학과 천문학사 연구자들이 모여 2007년 설립한 연구소다. 이곳에서는 매달 한 번씩 소모임이 열린다. 그동안 역법과 고천문도 연구모임을 진행해왔고 올해부터 고천문의기 모임을 만들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5일 오후 3시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연구소 사무실엔 일흔이 넘은 원로교수부터 20대 대학원생까지 고천문학 연구자 12명이 모였다. 보통 연구소 회원 50여 명 가운데 10∼15명이 참석한다. 이날 참석자는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윤홍식 서울대 천문학과 명예교수, 남문현 건국대 전기공학과 명예교수, 이용삼 충북대 천문우주학과 교수, 양홍진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박창범 고등과학원 물리학부 교수 등이었다.
조선 세종 때 24절기 관측을 위해 만들었던 규표. 수직으로 세운 막대 ‘표’로 생긴 그림자를 눈금이 새겨진 ‘규’에 비춰 측정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이날 발표는 충북대 천문우주학과 대학원생인 박은미 씨와 최고은 씨가 맡았다. 박 씨는 조선 세종 때 만든 24절기 측정기구 규표(圭表)를 주제로 규표의 과학적 원리와 관련 기록에 대해 발표했다. 박 씨는 발표 중간에 의문이 생기면 그때마다 참석자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조선 명종 때 규표로 보름달 그림자를 관측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규표로 달까지 관측할 수 있었다는 건 처음 듣는 이야기였어요. 실제로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러자 지도교수인 이 교수가 이렇게 답했다.
“가능했지. 규표는 미세한 구멍에 빛이 통과하도록 하는 바늘구멍사진기의 원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달빛도 얼마든지 관측할 수 있었죠.”
최 씨의 발표 주제는 ‘신라의 물시계’. 최 씨는 ”신라의 천문학이 당나라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당나라의 물시계를 신라 물시계의 모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남 교수는 “연구와 발표는 객관적이고 확실해야 한다”며 “그저 정황만으로 신라가 당나라 물시계를 채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 것은 비약일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모임 내내 젊은 후배와 제자들에 대한 따끔한 지적과 토론은 그치지 않았다. 연구회를 주도하는 박 교수는 “늘 이런 분위기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회원 가운데엔 물리학부나 전기공학과 등 고천문학과 쉽게 연결짓기 어려운 분야의 학자도 많다. 하지만 전기공학과의 남 교수는 조선시대 물시계인 자격루를 복원했다. 물리학 전공의 박 교수는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별그림 분석’ ‘고려시대의 흑점과 오로라 기록 분석’ 같은 관련 논문을 발표해왔고 ‘하늘에 새긴 우리역사’ ‘한국의 전통과학 천문학’ 등의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모임이 끝난 뒤 식사 자리에서도 천문의기에 관한 토론은 계속됐다. “규표 설계가 괜찮았다. 천문의기는 일단 복원을 해서 데이터를 모아야 한다”는 남 교수의 말에 이 교수는 “대학원 건물 옥상에라도 규표를 한번 만들어봐야겠다”고 농담 섞어 답했다.
동동주가 한 잔씩 돌자 옛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박 교수가 15년 전을 회고했다.
“1994년 제가 처음으로 고천문학 관련 논문을 발표했을 때 스승이신 윤 교수님이 ‘이런 쓸데없는 것에 시간 낭비하지 말고 우주론 연구에 매진하라’고 혼을 내셨죠. 고천문학에 대한 관심이 적던 시절이었어요.”
그랬던 윤 교수가 지금은 소남천문학사연구소의 소장이 됐다. 이에 대해 윤 교수는 이렇게 답했다.
“나는 여전히 이 분야에 무지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풍부한 천문학 자산을 현대에 되살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뒤늦게 깨달아 소장을 맡게 됐어요. 전공이 달라도 우리 하늘에 대한 관심만 있다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우리 모임이니까요.”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기자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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