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 스포츠클럽] 돔구장 건설땐 WBC도 한국행

  • 입력 2009년 3월 2일 0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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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을 품고 덤벼드는 일본과 한국을 꺾고 2라운드 진출을 노리는 대만의 협공 속에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가 5일부터 시작된다.

축구의 월드컵처럼 야구의 세계화와 흥행 성공을 노리는 WBC는 아직 완벽한 틀이 잡히지 않은 가운데 2회 대회를 맞는다. 1회 대회 때부터 괴상한 대진 방식으로 논란을 빚은 가운데, 이번엔 더블 일리미네이션 방식으로 패자 부활전 제도를 도입했다. 1회 대회 때 미국의 4강 탈락을 거울삼아 흥행 면을 고려한 점이 눈에 띈다.

솔직히 말해 WBC가 권위를 인정받고 세계적인 야구 축제로 발전하려면 풀어야할 과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대회운영 면에서는 전세기를 띄우는 등 MLB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으나 개최시기, 장소, 대진방식은 또 한 차례의 시험과정을 거칠 가능성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개최시기이다. 장기레이스를 펼치는 프로야구의 경우 다른 종목과 달리 한해에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들의 체력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서서히 몸을 달구면서 4월부터 6-7개월간 대장정에 돌입하는 프로야구의 속성을 감안하면 3월 중순경 전력투구로 우승팀을 가린다는 것은 선수들 입장에서 보면 상당한 위험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고, 선수가 자산인 구단들은 부상위험을 염려하면서 손사래를 칠 수밖에 없다.

특히 메이저리그 스타들은 구단의 권유로 참가를 포기하는 선수들이 꽤 된다. 이번 대회도 MLB의 슈퍼스타들 중 불참하는 선수들이 많아 진정한 챔피언을 가리는 대회에 아쉬움을 주고 있다. 3월 개최에 따른 투수들의 투구 수 제한으로 인해 전통적인 야구경기와 다른 부분도 개최시기가 낳은 부산물이다. 언젠가는 WBC도 선수들의 컨디션이 정상 궤도에 도달하는 MLB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로 8강전(2라운드)을 개최한다면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을 가리는 대회로 위상이 더 높아질 것이다. 야구의 세계화는 가난한 나라가 경비문제로 하기 힘든 제약과 함께 추운 지역의 활동기간 한계도 뒤따른다.

이러한 문제들은 야구강국과 흥행성이 높은 국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3회 대회의 일본 개최설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강한 의욕을 보인다면 야구야말로 한· 일 공동 개최가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는 높은 야구열기와 팬들의 호응을 감안하면 돔구장 부재 외엔 걸림돌이 없다. 유영구 신임 총재의 포부대로 돔구장 건립이 야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복합문화 공간으로 활용도가 높다는 인식 전환과 함께 우리도 WBC 개최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정부의 경기 부양책 속에 돔구장 건설에 의한 고용창출과 경제 효과도 검토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야구해설가

오랜 선수생활을 거치면서 감독, 코치, 해설 생활로 야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전 국민의 스포츠 생활화를 늘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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