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Before&After]‘추나-봉침’ 비수술요법

  • 입력 2008년 9월 3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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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지도 못하는 허리 통증, 균형회복 통해 ‘말끔’

김용우(30·서울 은평구 불광동) 씨는 지난해 5월 회사에서 짐을 옮기는 작업을 끝낸 후 갑자기 허리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처음에는 조금 삔 것으로 생각했다.

김 씨는 동네 의원과 한의원을 찾아 물리치료와 침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통증은 더 심해졌고 나중에는 걷지 못할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평소 5분 걸리는 거리가 20분이 넘게 걸렸다. 회사에 출근하는 것도 어려웠다. 새벽에는 두세 번씩 통증 때문에 잠을 깼다.

김 씨는 큰 병원을 찾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했다. 의사는 척추 뼈 4번과 5번 사이의 디스크가 파열됐다는 진단을 내렸다.

김 씨는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수술 후 회복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 걱정돼 수술을 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 그는 한방 분야에서 비수술 치료를 주로 하는 자생한방병원을 찾았다. 이 병원은 보건복지가족부 지정 척추전문 시범병원이다.

○ ‘추나(推拿)-봉침’ 치료 병행

지난해 6월 김 씨는 이 병원 척추디스크센터를 찾았다.

박명원 원장은 김 씨의 MRI 사진을 확인했다. 디스크가 비어져 나와 있고 퇴행성 증상도 겹친 케이스였다. 김 씨가 비수술 치료를 원하는 만큼 수술은 하지 않기로 했다.

박 원장은 “비수술 치료를 먼저 시행한 후 통증이 더 심해지거나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우선 척추 주변의 통증과 염증을 줄이기 위해 ‘추나(推拿) 약물’을 처방했다. 염증을 완화하면서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봉침’ 치료도 병행했다. 2주 동안 두 치료를 병행했더니 통증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 다음부터 추나 수기 치료를 시작했다. 비뚤어진 척추의 배열을 바르게 해 근본적인 치료를 하기 위해서다. 이 치료법은 손으로 직접 척추를 교정하는 것으로 현대의학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지만 한방에서는 대표적인 척추 치료법 중 하나다. 이때부터 추나 수기 치료를 위주로 하고 중간 중간 추나 약물 치료와 봉침 치료를 병행했다.

박 원장은 “추나 약물로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고 추나 수기 치료로 척추의 구조를 교정하면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 통증 사라져도 계속 관찰해야

치료를 받자 금세 통증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김 씨는 출근길도 한결 수월해졌고 몸이 많이 나아지고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허리에 근력이 생기는 것도 느껴졌다. 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 과정에서 허리가 아프지 않았다. 등산도 다닐 수 있었다.

그러나 박 원장은 “계속 치료를 계속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통증이 약해졌다고 해서 디스크 질환이 완쾌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7개월간 김 씨는 평균 매주 1회씩 치료를 받았다. 약해진 척추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 추나 수기 치료를 받으면서 근육, 인대, 뼈를 강화하기 위한 약물 치료도 받았다.

계속 치료를 받은 김 씨는 올해 1월에야 모든 치료를 끝냈다. 다시 MRI 검사를 받은 결과 비어져 나왔던 디스크가 다시 흡수된 것을 확인했다.

○ 중증 디스크는 수술 필요

비수술을 택한 김 씨는 치료 기간은 길었지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한방 디스크 치료는 척추의 전반적인 균형을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둔다. 그 때문에 치료가 끝나도 재발의 위험을 막기 위해 6개월마다 척추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또 추나 약물 치료를 그때마다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그러나 심각한 중증 디스크 환자는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만약 △소변이 새고 변을 보기가 어려운 대소변장애를 앓고 있거나 △허리 통증이 심했는데 갑자기 사라지고 감각마저 없어졌거나 △하체에 힘이 없어 발이 자꾸 바닥에 끌리는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면 척추 질환에서 응급 상황에 해당한다. 이때는 반드시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응급 상황이 아니라면 양한방을 막론하고 의사와 신중하게 상의해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비수술요법으로도 치료가 가능한데도 수술을 하는 디스크 환자들이 적지 않다.

김 씨는 운동재활 치료는 받지 않았다. 그러나 비수술 치료를 택하면 운동재활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 방법은 한방병원뿐 아니라 비수술을 선호하는 양방병원에서도 자주 쓴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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