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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生死’ 기후변화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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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生死’ 기후변화에 달렸다

입력 2008-06-27 03:12수정 2009-09-2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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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문명권 가뭄멸망說 한국조사팀 재확인

빙하기등 기후변동 섭씨 1∼2도 차에 달려

온난화로 100년간 온도변화땐 문명 대위기

영화 ‘인디아나 존스 4’에서 주인공이 크리스털 해골을 찾아 나선 무대는 멕시코 마야문명이다. 번영하던 마야문명은 9세기에 갑작스레 멸망하고 말았다. 도대체 1200여 년 전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문명의 흥망성쇠는 대개 농업의 발달, 강력한 지도체제, 외부의 침입과 전쟁 등 문화적인 요소로 해석돼 왔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급격한 기후 변화도 고대 문명의 탄생과 멸망에 큰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 마야 붕괴는 사상 최악의 가뭄 탓?

박정재 전남대 지리학과 교수는 “마야의 이웃사촌이자 무역 상대국이었던 테오티와칸문명이 가뭄으로 멸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난달 말 열린 대한지리학회에서 발표했다. 테오티와칸문명은 마야보다 100여 년 더 빨리 멸망했다.

연구팀은 테오티와칸문명이 번성하던 멕시코시티 서쪽 호수의 퇴적물을 조사했다. 산소 원자 중에는 중성자가 두 개 더 많은 무거운 원자가 가벼운 것과 섞여 있다. 가뭄이 들면 가벼운 원자가 많이 증발해 호수물에는 무거운 산소 원자가 더 많이 남는다.

박 교수는 “호수의 퇴적물에 무거운 산소 원자의 비율이 높았다”며 “이 비율을 토대로 멸망 당시 오랜 가뭄이 이 지역에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태양 흑점이 크게 늘어났다”며 “태양 활동이 늘어나면서 가뭄이 계속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위스 연구진이 2003년 ‘사이언스’에 “마야의 붕괴는 세 번에 걸친 극심한 가뭄 때문”이라고 발표하는 등 마야에 대한 연구는 많았지만 이웃 문명으로 가뭄 연구를 확대한 것은 박 교수가 처음으로 마야 문명권의 가뭄 멸망설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 황금 기후의 추억, 에덴동산

세계 4대 문명으로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인더스, 황허문명이 꼽힌다. 기원전 3500년부터 메소포타미아문명을 시작으로 인류의 번성을 알렸다.

4대 문명의 탄생 원인을 묻는다면 누구나 먼저 ‘큰 강’을 꼽을 것이다. 만일 주변에 있는 ‘아주 커다란 사막’이 4대 문명을 탄생시켰다고 한다면 믿을 수 있을까?

노의근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4대 문명의 탄생은 지구 기후가 크게 건조해진 때와 일치한다”며 “기후가 건조해지면서 사막이 생겼고, 원래는 살기 좋았던 사막에서 사람들이 큰 강가로 내쫓기면서 인구가 크게 늘어 문명이 탄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구가 늘자 대규모로 농사를 지을 필요가 생겼고, 결국 관개 기술이 발달하고 수확량이 늘어나면서 문명이 탄생했다는 해석이다. 노 교수는 “중국을 보면 수량이 더 많은 양쯔 강이 아니라 황허 강에서 4대 문명이 탄생한 것은 가까운 고비와 신장 사막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노 교수는 “모든 신화에 나오는 ‘지상낙원’도 기후 변화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10만 년 전부터 빙하기를 거치며 살아남은 인류는 기원전 5000년 지금보다 훨씬 따뜻하고 습기가 많은 ‘최고의 기후’를 맞았다. 이때의 기억이 ‘에덴동산’ ‘요순시대’와 같은 낙원 신화로 남았다는 것이다.

○ 소빙하기가 일으킨 병자호란

17세기는 세계적으로 대기근과 전쟁이 끊이지 않아 ‘위기의 시대’라 불린다. 이 원인을 14∼18세기 동안 계속된 소빙하기로 보는 학자가 많다.

서울대 이태진(국사학과) 교수는 “병자호란(1636년) 당시 중국 동북지역에서 기온이 떨어져 대기근이 일어나자 만주족이 남하하는 바람에 전쟁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바이킹 민족이 콜럼버스보다 아메리카 대륙을 먼저 발견한 것도 기후 덕분이었다. 9∼14세기 지구의 기후는 비교적 온난했고 덕분에 배를 타고 그린란드까지 가서 농사를 지었다. 일본 연구진은 발해가 북쪽으로 영토를 크게 넓힌 것도 이때의 기후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노 교수는 “과거 기후의 급격한 변화는 대부분 섭씨 1∼2도 차이”라며 “지구온난화로 앞으로 100년 동안 온도가 더 많이 변할 거라는 예측을 생각하면 우리가 얼마나 큰 위기 앞에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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