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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신춘문예 상금이 모잠비크에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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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신춘문예 상금이 모잠비크에 간 까닭은?

입력 2008-03-03 16:00수정 2009-09-2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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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소설의 주제를 실천에 옮기고 싶었습니다."

3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에서 만난 조현(40·사진)씨.

불혹의 나이로 올해 동아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에 당선한 그는 이 같이 말하며 활짝 웃었다.

그가 말하는 소설의 주제란 "모든 생명은 연결돼 있어 따로 존재할 수 없고, 함께 나누며 살아야한다"는 것.

그는 당선금을 받자마자 약 절반인 330만원을 자선단체인 월드비전에 기부했다.

그가 낸 돈은 지난해부터 그가 꾸준히 후원금을 보내온 모잠비크의 소녀 아타나시오(8) 양에게 전달됐다.

월드비전은 단순히 기부를 받는 데 그치지 않고 후원자가 낸 돈이 누구에게 어떻게 쓰였는지 자세히 알려주는 것으로 유명한 단체다.

후원을 받는 어린이들은 후원자에게 자신의 사진을 첨부해 감사의 편지를 친필로 써서 보내기도 한다.

조씨는 "지난해 아타나시오의 사진이 있는 카드를 받아보고 딸을 새로 얻은 것 같았다"며 "소설을 쓰면서도 만약 당선이 되면 아타나시오와 영광을 함께 나누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생각이 현실이 돼 기쁘다"고 말했다.

조 씨는 영화등급위원회를 거쳐 국민대 예술대학원 교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대학 때부터 문학가의 꿈을 키우기 시작한 그는 23세 때 동아일보 신춘문예의 문을 처음 두드렸다. 두 번 낙방 끝에 이번 세 번째 시도에서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그는 그동안 다른 공모전에는 작품을 내지 않았다.

"가장 존경하는 소설가 조성기, 이문열 씨가 모두 동아일보 신춘문예 출신이어서 저도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르고 싶었어요."

조씨는 이번 작품도 당선되기 힘들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조씨의 출품작 '종이냅킨에 대한 우아한 철학'은 정통 소설과는 형식이 전혀 달랐기 때문.

허구와 사실을 조합해 만든 '팩션'(Fact+Fiction)류의 소설이 최근 독자들 사이에서는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심사위원들이 알아줄 지 자신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까지 동아일보 당선작들은 순수문학을 추구하는 게 대부분이었는데 이번 심사위원들은 젊은 분들로 구성되면서 일종의 파격을 선택한 듯하다"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르기 위해 고집스레 동아일보 신춘문예에만 작품을 내고, 파격적인 작품이 때 맞춰 심사위원들의 눈에 들고, 그렇게 해서 꿈을 이루고, 이룬 꿈을 아타나시오 양과 나누고….

"모든 생명은 연결돼 있어 따로 존재할 수 없다"는 작품의 주제를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조씨는 "능력이 닿는 한 아타나시오의 대학교육까지 책임지고 싶다"고 말했다.

따로 존재할 수 없어 함께 나누는 삶을 사는 조씨는 세상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것처럼 보였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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