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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편지로 쓴 철학사 탈레스에서 헤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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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편지로 쓴 철학사 탈레스에서 헤겔까지’

입력 2008-03-01 03:01수정 2009-09-2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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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그들을 직접 만난다면 묻고픈 말이 얼마나 많을까. 사진 제공 아테네

◇ 편지로 쓴 철학사 탈레스에서 헤겔까지/이수정 지음/400쪽·2만 원·아테네

《철학은 재미없다.

청소년에겐 더더욱 그렇다.

수업이 아니면 일상에서 철학자 이름을 접할 일도 거의 없다.

‘베이컨은 경험주의, 스콜라 철학은 토마스 아퀴나스….’

원소기호 외듯 우격다짐으로 암기할 뿐이다.

하지만 철학은 공허한 박제물이 아니다.

우리 삶과 정신에 그대로 녹아 있다.

다만 느끼지 못할 뿐.

저자는 그게 안타까웠다. 》

친애하는 플라톤씨, 이데아가 궁금합니다

철학자 50명에게 띄우는 편지

시대를 아우르는 지성의 숨결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없을까. 그래서 그들에게 이야기를 건다. ‘편지’라는 형식으로.

창원대 철학과 교수인 저자가 볼 때 철학자들은 ‘지적 히어로’다. 여전히 살아 있는 영웅에게 팬레터를 보내는 셈이다.

“화석화된 ‘객관적 지식’의 영역에서 그들을 불러내어 일대일로 얼굴을 마주하면서 살아 있는 영혼의 대화를 나눠 보고 싶었습니다.”

저자가 편지를 쓰기로 마음먹은 철학자는 50명. 고대(19명) 중세(10명) 르네상스(7명) 근세(14명)가 골고루 분포했다. 현대철학자는 또 한 권으로 출간할 계획이다.

다양한 철학자를, 묻혔거나 외면당했던 철학자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첫 번째 매력이다. 수학자 피타고라스가 ‘철학’이란 용어를 처음 썼고 실제로는 종교인에 가까웠다는 점이나 소크라테스-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처럼 탈레스-아낙시만드로스-아낙시메네스 같은 사제 라인이 있다는 것도 배울 수 있다.

대충 알고 있지만 실상은 오해했던 철학자들을 ‘복권’시키려 애쓴 것이 이 책의 두 번째 매력이다. 예를 들어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이 물’이라 말해 순진하고 무지한 고대인쯤으로 치부하는 편견이 존재했다. 하지만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해석을 빌려 탈레스의 본뜻은 ‘물은 물기 있는 것의 본성 원리’라고 말한 것임을 일러 준다. 탈레스는 구체적인 실제 현상을 관찰해 세상의 답을 구하고자 한 훌륭한 철학자였던 것이다.

무엇보다 편지라는 형식 자체의 매력이 크다. 철학이라면 가슴부터 답답해지는 이에게도 편안하고 친근하다. 서간체로 일러 주는 철학의 요체를 남의 편지 들여다보듯 맛깔스럽게 배우는 재미가 있다. 적당히 이해되는 수준의 설명도 나쁘지 않다.

물론 그렇다 보니 일반 철학개론서보다 세세함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저자 스스로도 지적했듯 기존 대다수 방식과 다른, ‘사유화’된 해석도 간간이 눈에 띈다. 편지이다 보니 감상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흔한 청소년용 철학 입문서보다 ‘편지로 쓴…’에 손이 가는 이유는 그 자유로움에 있다. 어려운 용어 앞에 떨 필요는 없다. 위대한 지성들의 철학 역시 출발은 배우고 익혀 하나하나 자신의 철학을 세워 나가는 것이다. 뭐든 즐길 줄 아는 이가 최고라고 하지 않던가. “나는 그의 철학을 이렇게 보았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체성. 그 당당한 자세가 철학을 배우는 시작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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