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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전공의 벽 허무니 팔리는 기술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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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전공의 벽 허무니 팔리는 기술 보여요”

입력 2007-11-27 07:00수정 2009-09-26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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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개발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지만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가치는 어떤 게 있을까요. 윤리적인 문제나 환경보호 같은 걸 꼽을 수 있겠죠.”

22일 오후 경북 포항시 포스텍(포항공대) 산업경영공학과 실험동 110호 세미나실. 유희천(42) 교수가 신제품 개발 과정에 대해 열심히 강의를 했지만 학생 20명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신제품 아이디어 중간발표회가 30일 열리기 때문이다.

신개념 휴대전화를 구상 중인 허준연(22·산업경영공학과 3학년) 씨는 “온갖 아이디어로 복잡하게 엉켰던 머릿속이 조금씩 정리가 되면서 현실에 눈을 뜨는 듯하다”며 “공학기술이 어떻게 부가가치를 높여야 하는지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이 수업은 산업경영공학과가 이번 학기에 처음 개설한 ‘제품개발공학’ 과목. 산업경영공학과 학생뿐 아니라 컴퓨터공학, 물리학, 화학공학, 전자전기공학, 산업정보디자인 등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전공융합적’ 과목이다.

이공계 대학으로서 부족한 산업디자인 분야에는 포항의 한동대 학생 9명이 참여한다. 한동대 학생들은 포스텍 강의실과 연결된 원격 화상장치로 수업을 한다.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실제 판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삼성전자 연구원들도 ‘학생’ 자격으로 강의에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이 이번에 맡은 프로젝트는 새로운 개념의 휴대전화와 청소기. 휴대전화의 기능과 역할이 갈수록 확대되는 점, 독신자가 늘어나는 사회 현상을 고려해 이번 주제를 정했다.

송선영(22·여·산업경영공학과 3년) 씨는 “여러 제품이 잔뜩 진열된 가전제품 판매점이 이제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며 “포화상태인 청소기 시장에서 독신자를 위한 제품이 새로운 시장을 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틈나는 대로 거리로 나가고 가정을 방문해 실제 전자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어떤 개념의 신제품을 기대하는지를 알아보는 ‘사용자 분석’ 작업을 통해 아이디어를 다듬는다.

원격 강의에 참여하는 삼성 광주전자㈜ 청소기 개발그룹 오장근 수석연구원은 “몇몇 아이디어는 기존의 경험 많은 연구자들도 생각하기 어려운 혁신적인 것”이라며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면밀히 분석해서 아이디어의 완성도를 높여 나가면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시제품이 나올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포스텍이 이 과목을 개설한 이유는 기존의 이공계 교육 프로그램만으로는 기업과의 연관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세계시장에서 주목받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공학기술과 디자인, 라이프스타일, 경영, 법과 윤리, 환경 같은 요소들이 조화롭게 어울려야 하는 시대”라며 “세분된 공학 전공 분야의 틀을 넘어 통합적으로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을 활발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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