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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살아있다/아편전쟁下]기억을 만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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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살아있다/아편전쟁下]기억을 만드는 것

입력 2007-07-19 14:20수정 2009-09-26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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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앞에 늘어놓은 <대국굴기>DVD. 북경에서 코미야지 마사루(小宮路勝)사진

《나라의 이미지나 역사 사건에 대한 우리의 집단적인 기억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화제를 부른 중국의 TV프로그램에 대해서 알아 본다.》

메이지 유신의 신 이미지

중국TV방송-‘냉정하고 올바르게’ 일본의 모습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수상의 야스쿠니 참배 등으로 인해, 최악의 상태가 되어 버린 중일 관계. 올 4월 원자바오(温家宝)수상의 방일에 대해 중국 측은 “얼음을 녹이기 위한 여행” 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 직후에 중국 사회과학원이 베이징과 상하이 등의 주민 천명을 대상으로 대일관에 대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일본에 대해 “친밀감을 느끼지 않는다” “약간 친밀감을 느끼지 않는다”라고 대답한 사람이 60%를 넘었다. 그 이유로 7할의 사람들이 “역사 인식의 차이”를 들었다.

조사를 진행한 책임자는 중국에서의 대일 이미지 형성을 연구하는 류치밍(劉志明) 중국 사회과학원 미디어조사 센터장이다.

“중일전쟁, 침략 국가, 잔학 행위. 이러한 대일 이미지에는 텔레비전 등의 영상이 압도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설명한다. 류 센터장이 ‘일본을 묘사하는 방법으로서는 획기적’이라고 평가한 TV프로그램이 작년 11월에 방송되었다.

중국 중앙TV(CCTV)의 역사 다큐멘터리 “대국굴기(大国崛起)”(‘대국의 대두’란 의미)이다. 미국, 러시아 등 9개국의 근대화 과정을 전 12회(1회, 약 50분)에 걸쳐 제작 방영한 것이다. 급속하게 경제 발전을 하고 있는 중국이 진정한 대국이 되기 위해 필요한 교훈에 관한 프로그램이다.

“백년 유신(百年維新)”이라는 제목이 붙은 일본 편은 평론가인 가토 슈이치(加藤周一)를 비롯한 일본과 중국 지식인들의 코멘트를 삽입하여, 1853년 외국 함선의 내항에서부터 전후의 발전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역점을 둔 것은 메이지 유신이었다. 류 센터장은 “중국인에게 있어 메이지 유신은 군국주의의 대두를 상기시키기 때문에 거기에는 결코 긍적적인 이미지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본편은 메이지 유신 시기의 산업 육성과 해외 문화 수용 등을 소개하고 있다. 제2차 대전의 패전으로부터의 재건도 메이지 유신 시기에 틀이 잡힌 인재육성 제도 등의 소프트 파워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등장 인물은 변혁 시대의 리더였던 오오쿠보 도시미치(大久保利通), 산업 육성의 관점에서는 시부사와 에이이치(渋沢栄一), 국가 제도의 구축이라는 관점에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등 3명에게 초점을 맞추었다. 한편, 중국 등으로의 침략 전쟁의 역사에 대해서는 간략하게 소개하는 것에 머물렀다.

베이징 주재 일본대사관 홍보문화 센터장인 이데 게이지(井出敬二) 공사는 “현재 체제 하에서는 미묘한 테마인 자유민권 운동까지 다루었다. 중국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다”라며, 이 프로그램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관계자에 의하면, 프로그램 제작의 발단은 2003년 11월 공산당 정치국이 역사학자를 불러 개최한 스터디 그룹이라고 한다. 테마는 “15세기 이래, 대국의 발전사”였다. 이러한 움직임을 알게 된 CCTV 측이 프로그램 제작에 나섰던 것이다.

많은 역사학자의 협력 아래, 2004년 초부터 준비하여 방송까지는3년 가까이 걸렸다. 일본에 유학한 경험 덕분에 일본편 제작에 참가한 왕커리(王克力) 씨는 “지금까지 일본을 묘사할 때는 전쟁이 부각되어 왔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냉정하게 올바른 일본의 모습을 냉정하게 전하도록 유의했다”고 말했다. “가장 절실하게 전하고 싶었던 것은 외국 문화를 배우고 받아 들이려는 강한 의욕이었다.(약 1년 10개월에 걸쳐, 정부의 중심 인물들이 구미를 시찰한)이와쿠라 사절단(岩倉)은 상징적인 존재”라고 강조했다.

CCTV는 80년대 후반에도, 서양 문명과 대비하여 중국 근대화의 길을 모색한 역사 다큐멘터리 “허상(河殤)”을 제작한 바 있다. 그러나 그 후, 당국으로부터 방송 금지 처분을 받아, 아직까지도 중국 국내 텔레비전에서는 볼 수가 없다.

베이징 대학의 송청요(宋成有) 교수(일본사)는 “ ‘하상’에서는 정치적인 메시지가 강했지만, 이번 ‘대국굴기’는 역사적인 사실을 전하는 것에 역점을 두고 있다. 또한 당시와는 개혁•개방의 진전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하면서, “지금 중국은 글로벌리제이션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의 갈림길에 서 있다. 메이지 유신의 무엇이 참고가 될지. 일본을 재발견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은 DVD와 책으로도 제작되어 중국 서점에서는 가장 눈에 띄는 곳에 진열되어 판매되고 있다. 평판은 국내에 머무르지 않았다. 한국의 교육 방송은 “역사가 객관적으로 묘사되어 있어 한국에서도 참고할 수 있다”(담당자)며 방송권을 구입해 올 1월부터 2월에 걸쳐 방송하였다. 대기업인 삼성전자에서는 간부가 사원에게 DVD의 시청을 권하는 등, 방송 직후 반향이 컸다. 시청자들의 강한 요청으로 6월 25일부터 재방송이 결정되었다.

한국 연세대학의 백영서 교수(白永瑞 중국 현대사)는 “중국의 역사 연구와 교육에서는 최근에 애국주의와 다원적 역사관이 2대 조류를 이루고 있다. 중국을 위해서 외국의 역사를 배우자라는 “대국굴기”에는 그 두 가지가 서로 중첩되어 있다”라고 분석하며, “일본에 대해 반일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측면을 배우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니시 마사유키 西正之)

■미니 칼럼

“아편 전쟁” 영화-전시 중을 그린 오락 대작

아편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는 많지는 않지만, 화제작은 몇 개가 있다.

근래에는 “부용진(芙蓉鎭)” 등으로 알려진, 중국의 거두, 셰진(謝晋) 감독이 찍은 “아편 전쟁(阿片戦争)”(1997년)이 있다. 홍콩 반환에 맞추어 제작되어, 아시아 각지에서 공개되었다. 제작비는 당시, 중국 최고의 1억위안(약 121억원)이었고, 2만 상자가 넘는 아편 폐기 장면에 3천명의 엑스트라를 동원하는 등, 그 스케일이 화제가 되었다.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영국 여왕 역에는, 고 다이아나 전 황태자비에게 출연 교섭을 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이 외에도, 1950년대 후반 작품으로, 명배우인 쟈오탄(趙丹)이 주연을 한 “린쩌쉬(林則徐)”가 유명하다.

일본인 마키노 마사히로(マキノ正博) 감독에 의한 “아편 전쟁”(1942년)은 독특한 작품이다. 전시 하의 사회상을 반영하여, 영국에 반대하는 시점에서 묘사된 한편, 뮤지컬적 요소도 도입한 오락 대작이었다. 배우는 모두 일본인으로, 히라 세쓰코(原節子)와 다카미네 히데코(高峰秀子)가 자매로 출연했다. 음악은 핫토리 료이치(服部良一)가 담당했으며, 와타나베 하마코(渡辺はま子)가 부른 주제곡 “바람은 바다로부터”가 오랫동안 불려 졌다.

또, 같은 해 만주 영화 협회와 중국 영화 회사와의 합작으로, 린쩌쉬(林則徐)의 활약을 그린 “만세류방(萬世流芳)”도 만들어 졌다. 당시 리샹란 (李香蘭)이란 이름으로 활약한 만주 영화의 스타였던 야마구치 요시코 山口淑子)가 출연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작품이었으나, 2005년 도쿄 교바시(京橋)에 있는 도쿄 국립 근대미술관 필름센터에서 61년만에 상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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