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보고 싶어 전화했어” 전국 어디서나 화상통화

  • 입력 2007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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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유모(38) 씨는 아토피 증세가 심해지면 서울 잠실의 직장에서 영등포의 피부과 클리닉으로 간다. 치료에 드는 시간은 2시간 5분. 왕복 2시간에 진료 시간 5분이다. 유 씨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치료에 걸리는 시간을 5분으로 대폭 줄일 수 있게 된다. 차세대 이동통신 덕분이다. 담당 의사는 휴대전화 화상통화를 통해 피부 상태를 확인하고 휴대전화 무선인터넷으로 처방전 파일까지 보내 준다.》

다음 달부터 전국 어디서나 휴대전화로 화상(畵像)통화와 초고속인터넷이 가능해진다. 세계 최초로 전국 규모의 ‘화상통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2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F와 SK텔레콤은 다음 달 3세대 이동통신인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방식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전면 개통한다. 서비스 개시 날짜는 KTF가 3월 1일, SK텔레콤이 3월 말이다.

이에 따라 휴대전화로 뮤직비디오 손수제작물(UCC) 뉴스 등을 내려받아 볼 수 있으며 상대방과 얼굴을 보며 통화하게 된다. 유선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하거나 여러 사람과 화려한 그래픽의 네트워크 게임을 즐기는 것도 가능해진다. 휴대전화가 TV와 PC 역할까지 하게 되는 것이다.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는 국민의 생활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서로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화상통화가 일반화된다. 통화연결음(컬러링)이나 메시지 등 기존 부가서비스도 거의 대부분 문자나 음성 중심에서 동영상 위주로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다. 휴대전화를 이용한 무선인터넷은 가정용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수준으로 빨라진다.

해외 로밍 환경 역시 크게 개선된다. HSDPA는 세계 이동통신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유럽식(GSM) 기술이 발전된 것이다. 따라서 국내에서 쓰던 휴대전화기를 해외의 거의 전 지역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동통신업체들은 3세대 서비스의 조기 보급을 위해 화상전화 및 데이터통신 요금과 휴대전화기 가격을 최대한 낮출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에서는 화상전화와 데이터통신 요금이 현재의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23일 현재 화상통화 요금은 KTF가 10초당 100원, SK텔레콤이 120원이다.

3세대 이동통신은 2세대와 달리 사업자의 신고만으로 요금을 조정할 수 있다. 따라서 고객 확보를 둘러싼 요금 인하 경쟁은 앞으로 더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휴대전화기의 경우 외국산 수입과 국내 업체들의 보급형 휴대전화기 시판으로 가격이 크게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홍콩 핀란드 등 일부 국가에서 HSDPA를 이용한 화상통화 서비스를 하고 있으나 전국 규모의 서비스는 한국이 처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6월 상용화돼 수도권과 광역시 등에서 이용할 수 있었다.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화상통화가 가능하고 고속으로 데이터를 전송받을 수 있는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고속인터넷 이동전화’로 불리며 기존의 음성통화만 할 수도 있다. 세계적으로 2003년부터 상용화된 GSM 방식의 3세대 서비스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을 한 단계 개량한 기술이어서 3.5세대로도 불린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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