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환경=돈… 에코경영이 미래 연다

  • 입력 2006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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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지키고 살려야 일류 기업이다.

환경보전은 이른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봉사나 기부와 달리 환경 분야에서 일단 ‘옐로 카드’를 받으면 기업의 윤리를 의심받는다는 점에서 절대적인 가치다.

CSR 전문 컨설팅 업체인 ‘라임글로브’ 최혁준 대표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환경을 단순히 지켜야 하는 의무가 아니라 일종의 무기로 삼아 공세적으로 접근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몇몇 기업은 환경과 관련된 기술과 이미지를 내세워 도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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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환경콩을 키워보세요.”

올 4월 스타벅스는 고객 10만 명에게 환경친화형 콩을 재배하는 데 필요한 재료를 선물했다.

고객들은 커피 찌꺼기로 만든 비료와 자연 분해되는 화분을 콩과 함께 받았다.

스타벅스는 2003년부터 10차례에 걸쳐 환경캠페인을 벌이면서 재활용지 노트, 환경 장바구니, 커피 찌꺼기를 비료화한 화분과 꽃씨 등을 나눠줬다.

스타벅스의 환경친화적인 ‘얼굴’은 고객에게 특별한 무언가를 제공한다.

이 행사에 참가한 김옥희(38·약사)씨는 “재활용된 소박한 선물을 받고 환경운동에 동참했다는 뜻밖의 즐거움을 얻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얼굴이 있다.

세계적인 석유화학 회사인 ‘로열더치셸’은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영국에서는 리버풀과 글래스고 산업단지의 공원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 지역 공동체 발전에 기여한다.

그래서 ‘커뮤니티 서비스 컴퍼니(Community Service Company)’로 불린다.

하지만 중남미와 아프리카에서의 야누스의 어두운 얼굴처럼 탐욕스럽게 비친다. 이 지역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려 유엔환경회의는 2000년 이 회사와 영국 정부의 공동책임을 공식적으로 제기하기도 했다.

○ 환경은 21세기의 반도체다

GE의 ‘에코매지네이션’은 환경·생태를 뜻하는 에콜로지(Ecology)의 ECO와 GE의 슬로건인 ‘Imagination at work’를 합쳐 만든 신조어다. 여기에는 환경을 보전한다는 추상적인 구호가아니라 ‘Green is Green(환경은 곧 달러)’라는 철저한 비즈니스 마인드가 깔려 있다.

GE는 지난해 풍력 터빈 개발, 태양광선을 이용한 광전지, 수소 에너지 등 환경사업에서 101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2010년 매출 목표는 200억 달러 이상이다.

국내에서는 ‘녹색 경영’을 표방하는 삼성전자가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 회사는 1996년 ‘녹색경영’ 비전을 선포했다.

녹색경영은 △사업장의 녹색화 △공정의 녹색화 △제품의 녹색화 등을 통해 유해물질이 거의 없는 청정구역 수준의 작업장에서 환경친화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요약된다.

삼성전자는 유럽연합(EU)의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모든 제품에 납과 수은, 카드뮴 등 6대 유해물질이 포함되지 않은 부품만을 쓰고 있다. 친환경 부품을 확보하기 위해 2003년부터 녹색 구매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SDI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함께 평가하는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지수’에 3년 연속 회원사로 선정됐다. 삼성SDI의 주력 제품은 환경유해물질이 포함될 수밖에 없는 PDP패널과 2차전지다. 이 회사는 PDP 등의 생산 과정에서 납 없이 땜질하는 ‘무연 솔더링’의 양산에 성공했다. 국내 사업장의 경우 오폐수를 100% 정화해 재활용하고 있으며 경기 용인시 기흥 중앙연구소에서도 하루 200t의 폐수를 정화해 사용한다.

○ ‘착한 기업’이 강하다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귀에 익은 유한킴벌리의 광고 카피다. 초등학생까지 기억할 정도로 자주 노출돼 “유한킴벌리는 목재회사?”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카피처럼 변함없이 푸른 것은 바로 이 회사의 환경 경영이다. 1984년부터 2004년까지 72차례에 걸쳐 모두 49억6000만 원의 환경 기금을 조성했다. 이 기간 국유지 465만 평에 502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1995년에는 흙먼지와 콘크리트 일색인 학교의 숲 가꾸기에 나서 380개의 학교 숲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신입사원의 중국 견학 프로그램에는 나무심기가 포함됐고, 내부 직원 가운데 실무 경력 3년 이상인 사람과 환경교육 이수자는 ‘환경감사단’으로 활동한다.

1995년 국내 최초로 환경보고서를 발간한 포스코는 환경오염 물질과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면서 쇳물을 생산할 수 있는 파이넥스의 상용화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장에서 나오는 에너지 절약 아이디어도 적극적으로 채택한다. 2005년 이후 528건의 아이디어를 접수해 약 10%가 실행됐다.

○ 배출구에서 제품으로

폐수나 매연이 나오는 ‘배출구’만 잘 관리하면 된다는 과거의 환경 마인드는 바뀌고 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EU의 폐전기전자제품처리지침(WEEE·2005년 8월 시행)’, 납 수은 카드뮴 등이 포함된 제품의 판매를 금지하는 유해물질사용제한지침(RoHS) 등 세계 50개 지역에서 1000여 건의 환경 규제가 시행되고 있거나 시행될 예정이다. 이같은 규정을 지키려면 설계와 원료구입(자원조달)은 물론 제조, 운송, 판매, 재활용, 폐기까지 전 과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애경산업은 40년 역사의 국내 최장수 주방세제인 ‘트리오’로 유명하다. 과거 한때 생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렸던 애경산업은 올 3월 환경부로부터 ‘환경친화기업’으로 지정받았다. 대전공장의 생산, 운송, 유통, 사용, 폐기 등 전 과정이 환경을 고려했다는 인증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채택한 공정은 원료를 믹서로 혼합해 분말세제의 기초가 되는 기본분말세제를 만든 뒤 기능성 원료를 첨가한다. 분말이 날리지 않아 분진이 크게 줄어들었고 에너지 사용량도 줄인 청정기술이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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