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書디지털화… 갈릴레이 원고도 집에서 볼 수 있죠”

  • 입력 2006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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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도서관은 앞으로 디지털 문화에 의해 대체되기는커녕 오히려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20일 개막한 세계도서관정보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마우로 구에리니(53·피렌체대 교수·사진) 이탈리아 도서관협회 회장의 말. 그를 2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저에서 만났다.

구에리니 회장은 대학을 졸업한 뒤 27세의 젊은 나이에 피렌체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도서관의 관장에 취임하면서 도서관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탈리아는 요즘 국립도서관과 공공도서관, 대학 및 교회도서관을 네트워크로 연결하기 위한 ‘국가도서관서비스(National Library Service)’ 구축사업이 한창입니다. 정부와 각 자치단체가 자동화를 위해 많은 예산을 쓰고 있죠.”

특히 이탈리아 도서관계는 2년 전부터 풍성한 예술 및 문화적 자산을 온 국민이 공유할 수 있도록 ‘문화 인터넷(Cultural Internet) 프로젝트’에 착수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고 구에리니 회장은 전했다.

그는 “총 6000만 권의 고서(古書)를 디지털화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렌체 국립도서관은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육필원고를 전산화해 웹 사이트에 이미 공개했습니다. 누구나 접속할 수 있지요. 나폴리음악원 도서관은 소장하고 있는 악보의 절반가량을 디지털화했습니다.”

이렇듯 모든 자료를 인터넷으로 볼 수 있다면 물리적 공간으로서 도서관은 결국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구에리니 회장은 “세상의 모든 책을 디지털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다”며 “벽과 서가가 있는 도서관의 원래 모습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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