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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 ‘불안한 질주’ 언제까지…‘터널속 정차’ 원인 못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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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 ‘불안한 질주’ 언제까지…‘터널속 정차’ 원인 못밝혀

입력 2005-02-11 18:11수정 2009-10-02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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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경기 광명시 광명터널 안에서 고속열차가 1시간 20분 동안 운행이 중단된 사고를 계기로 고속철도(KTX)의 안전성을 총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TX는 지난해 4월 개통 초기 잦은 고장을 일으켜 여론의 비판을 받았으나 개통되고 한 달이 지나면서 고장이 줄어 나름대로 운행이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설 연휴 마지막 날 고속열차가 터널 안에서 멈춰 선 사고의 원인이 관리 부실과 근무자들의 경험 부족 때문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어 경각심을 던져 주고 있다.

▽열차 결함인가, 기관사 대응 미숙인가=한국철도공사는 사고 직후 “원인을 알 수 없는 신호장애로 열차가 멈췄고, 하필이면 정차한 곳이 전기 공급이 일시적으로 끊기는 ‘사(死)구간(dead section)’이어서 동력 공급을 못 받아 출발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설명은 설득력이 약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구간은 KTX 운행에 반드시 필요하며 약 30∼40km에 한 곳씩 설치돼 있다. 하지만 고속열차는 길이가 380m가 넘으며 전기를 공급받는 집전장치가 앞뒤 두 곳에 있다. 반면 사구간은 길이가 160m밖에 안 되므로 열차의 앞뒤 2개 집전장치가 동시에 사구간 안에 들어갈 수는 없다. 한 집전장치가 사구간 안에 있어도 나머지 한 곳에서 전기를 공급받으면 열차 출발에는 문제가 없는 것.

그런데도 10일의 사고 열차는 1시간 20분 동안 터널 안에 갇혀 있었다. 열차 자체에 고장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 철도공사도 11일 “집전장치를 위로 밀어 올려 전차선(전기공급선)과 닿을 수 있게 해 주는 장치의 고장으로 출발이 지연된 것 같다”고 밝혔다.

기관사의 대처가 미숙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열차에 결함이 있더라도 인근 광명역에서 원격장치로 전력을 공급받는 방법이 있어 출발은 가능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기관사가 비상시에 전력을 공급받는 절차를 제대로 몰라 출발이 지연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철도공사 관계자도 “경험 부족으로 출발이 장시간 지연됐다”고 말했다.

▽안전대책 강화 계기로 삼아야=열차가 고장으로 정차하면 후속 열차는 모두 고속철도 종합통제시스템(ATC)의 정지신호를 받기 때문에 추돌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첨단 시스템을 자랑하는 KTX가 열차 또는 선로의 결함 등 ‘기술적인 문제’로 운행이 지연되는 일이 잦다는 점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4월 개통 후부터 5개월간 KTX에서 발생한 운전 장애는 모두 119건. 이 중 60건의 원인이 차량 고장이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는 KTX 인수 직후 차량 점검 결과 대당 134건의 결함이 발견됐다는 점 등 안전성에 대한 지적이 집중적으로 나오기도 했다.

철도공사도 “그동안 발생한 결함 대부분은 작은 문제이며 철저한 정비 등으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혀 왔다.

하지만 기계 고장과 미숙한 대응이 계속될 경우 자칫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고 철도공사가 안전 점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녹색교통운동 민만기(閔萬基) 사무처장은 “어떤 응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근무자들이 차질 없이 대처할 수 있도록 철도공사가 안전요원을 확충하고 철저한 교육 및 훈련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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