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를 건강하게]주름제거-염증방지 '不老의 요술'

  • 입력 2003년 7월 6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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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2세기경 중국 진나라의 서복(徐福)은 불로초(不老草)를 구해 오라는 시황제의 명령을 받고 삼신산을 헤매 다녔다. 삼신산은 다름 아닌 금강산과 한라산, 지리산이었다. 서복은 남녘 끝인 제주도 서귀포 정방폭포까지 찾아 갔지만 불로초를 구하지 못했고 탄식의 울음을 쏟아냈다. 시황제는 60세를 채우지 못하고 죽었다.

과장이 다소 들어가 있는 이 이야기는 전설일 뿐이다. 그러나 늙지 않으려는 인간의 욕망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지금도 노화방지를 내세운 갖가지 약이 쏟아지고 있으며 노화방지클리닉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과학자들은 아직 피부노화를 막을 수 있는 기술은 없다고 말한다. 난무하는 여러 비법들도 과학적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 결국 생명연장, 노화방지 등의 이름으로 나도는 각종 약품과 시술은 늙고 싶지 않다는 인간의 ‘본능’을 자극하는 또 다른 ‘불로초’인 셈이다. 노화방지의학은 서양에서도 1990년대 들어서야 연구가 본격화됐다. 국내에서 연구가 시작된 것은 1990년대 후반으로 이제 겨우 첫걸음 수준이다.

▽피부노화 바로 알자=피부노화는 크게 외인성(광)노화, 내인성(자연)노화로 나눈다. 광노화는 자외선, 공해 등 외부적 요인으로 멜라닌 색소가 파괴되는 등 피부가 손상돼 발생한다.

광노화는 피부가 얇은 서양인이 동양인보다 더 심하다. 파란 눈과 빨간머리(또는 금발)는 멜라닌 색소가 적어 아주 쉽게 손상될 수 있는 피부다.

피부의 유형은 보통 1∼6형으로 나눈다. 대부분 백인이 1형, 흑인은 6형이다. 광노화의 속도는 6형이 가장 느리고 1형이 가장 빠르다. 백인이 동양인과 흑인에 비해 나이가 많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인은 4형이 가장 많고 3형과 5형이 그 다음이다. 햇볕에 노출됐을 때 큰 변화가 없으면 4형이다. 1∼2일 후 검어지면 5형, 화상이나 붉은 반점이 생기면 3형이다. 만약 가렵고 따가운 정도가 심하면 2형에 속한다.

자연노화는 이런 요인 외에 나이가 들면서 뼈의 약화 등 신체 전반의 저항력이 약해지고 피부에 염증반응이 생기면서 나타난다. 피부가 거칠어지고 얇아지며 주름이 생기는 게 가장 흔한 현상. 광노화가 겹치면서 자연노화가 더욱 촉진되는 경우가 많다.

▽피부노화 예방 가능한가=일반적으로 피부 노화의 원인은 내인성이 90%, 외인성이 10% 정도로 알려져 있다. 남성은 검버섯이, 여성은 주름이 가장 많이 나타난다.

광노화는 자외선 차단제나 보습제 등의 사용으로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지만 한계가 있으며 반드시 자연노화 예방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피부의학자들은 얼굴에 생기는 주름은 넓은 의미에서 ‘염증질환’이기 때문에 이를 막으면 어느 정도 자연노화를 예방할 수 있다고 본다.

미국 예일대 피부과 페리콘 교수는 지난해 출간된 저서 ‘주름치료(The winkle cure)’에서 항산화이론에 근거한 새로운 노화예방법을 소개했다. 신체의 전반적인 영양상태를 높이고 염증 유발음식을 피하며 염증 억제 능력이 있는 음식을 골라 먹자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르면 한국인은 탄수화물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고 단백질 섭취량이 적은 게 단점이다. 흰 쌀밥은 잡곡밥으로 대체하고 단백질을 충분히 먹어주는 게 좋다. 식사를 할 때는 탄수화물이 많은 밥보다 단백질을 먼저 섭취하는 게 좋다. 탄수화물을 먼저 먹으면 혈당 지수가 높아져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고 이로 인해 염증 유발 물질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단백질을 먼저 섭취하면 인슐린과 반대의 작용을 하는 글루코겐이 분비되면서 지방 분해를 촉진하고 염증을 억제해 피부 건강에 좋다.

이와 함께 과일과 야채를 많이 먹어 항산화 능력을 기르도록 한다. 상추와 시금치, 브로콜리 등은 최소 하루에 2회 정도는 먹어주는 게 좋으며 딸기는 진피 내부의 결체조직을 분해하는 효소를 억제하기 때문에 하루 4분의 1컵 정도 먹도록 한다.

(도움말=고려대 안산병원 피부과 김일환 교수)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피부노화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

1. 규칙적인 식사를 한다.

2. 식사할 때는 생선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먼저 충분히 먹는다.

3. 피부 보습에 좋은 필수지방산이 풍부한 올리브오일, 잣, 생선 등을 매일 먹는다.

4. 아스파라거스, 호박, 브로콜리 등 녹황색채소와 과일을 통해 항산화제를 충분히 섭취한다.

5. 수분부족은 피부노화를 촉진시킨다. 하루에 8잔 이상 물을 마신다.

6. 과식하면 인슐린이 많이 분비되므로 소식한다.

7. 하루 20분 이상 걷는 등 충분한 운동을 한다.

8. 충분히 수면을 취해 피부 스트레스를 줄인다.

9. 과다한 음주를 피하고 와인을 가볍게 마시는 게 좋다.

10. 커피와 흡연은 가능한 적게 한다.

11. 명상 등 자신의 내면세계를 조용히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12. 보습제를 매일 바르고 야외활동 시에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피부노화 에방에 필요한 영양소 및 식품
이유종류1일 섭취량
단백질콜라겐을 비롯한 세포의 손상에 필수성분. 식물성보다 동물성이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고 흡수가 잘됨닭고기, 달걀, 생선, 쇠고기, 돼지고기, 콩 등남성 80g여성 65g
채소류염증 억제하는 EFA(필수지방산), 항산화제 등 다량 함유상치, 시금치, 브로콜리 등2회 이상
과일류콜라겐과 결체조직 분해를 억제하는 효소 함유딸기1/4분 컵 이상
비타민보조제항산화 기능(부족 시 복용)비타민E, C적정량
염증물질의 농도 감소 및 비타민과 미네랄의 흡수 촉진염소로 소독되지 않은 생수8컵 이상

피부에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

좋은 음식

콩, 잡곡, 잡곡빵, 땅콩, 저지방요구르트, 사과, 배, 오렌지, 오트밀 등

나쁜 음식

흰쌀, 흰 식빵, 감자, 파스타, 사탕, 수박, 케이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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