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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종이 논쟁 "채륜 이전에도 종이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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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종이 논쟁 "채륜 이전에도 종이 있었네"

입력 2001-12-23 17:30수정 2009-09-18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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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105년 중국 후한대의 채륜(蔡倫·?∼121)이 발명한 종이. 이것이 과연 세계 최초의 종이였을까?

‘채륜이 세계 최초로 종이를 발명했다’는 기존 학설이 도전을 받고 있다.

80년대말 중국 간쑤(甘肅)성 팡마탄(放馬灘)에서는 기원전 2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종이가 발굴됐다. 채륜의 종이보다 무려 200,300년이나 앞선 것. 팡마탄지로 이름 붙여진 이 종이에 대한 연구 결과가 최근 속속 나오면서 팡마탄지와 채륜의 종이 가운데 과연 어느 것이 오래된 종이인가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것.

최근에는 채륜의 고향인 중국 후난(湖南)성 라이양(來陽)에서 종이 학술대회가 열려 종이의 기원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한국에서도 이달초 개관한 종이역사박물관(02-3672-1188)이 세계 최초의 종이는 채륜의 종이가 아니라 팡마탄지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현재로서는 이 두 종이가 모두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종이의 조건을 갖추었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한다.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 문서는 식물 잎에 글을 적은 것으로, 가공된 종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이둘이 과연 ‘기록’이라는 종이의 본질적인 목적에 맞게 사용됐는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즉 단순히 물건을 포장하는 정도로 사용된 것인지, 아니면 글을 쓰는데 사용된 것인지가 논란의 핵심.

중국에서 지난 9월 열린 학술대회에서 판지싱(潘吉星)중국 사회과학원 교수는 팡마탄지가 최초의 종이라고 주장했다. 판교수는 중국의 대표적인 서지학자 겸 과학사학자.

그는 팡마탄지에 지도가 그려져 있는 점을 근거로 이 종이가 기록용으로 사용됐다고 보고, 이런 점에서 방마탄지가 최초의 종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판교수는 “채륜은 팡마탄지의 품질을 높이고 보편화시켰기 때문에 그는 종이를 발명한 것이 아니라 개량 혹은 혁신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채륜의 종이가 최초라고 보는 학자들은 팡마탄지에 있는 지도의 흔적 만으로는 글을 쓰는데 사용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팡마탄지는 글을 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물건을 포장하는데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채륜 이전에 종이가 존재했다는 점에 대체적으로 중국 학계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채륜이 최초의 종이의 발명자라고 말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정선영 광주대교수(서지학)는 “팡마탄지와 채륜 종이의 ‘최초설 논쟁’에 결론이난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채륜의 종이가 세계 최초라는 종전의 정설은 재고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한국에서 각종 책이나 교과서 등에서 무조건 채륜의 종이가 최초라고 말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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