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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 最高 기녀그림은 십로계축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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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 最高 기녀그림은 십로계축圖"

입력 2001-10-10 18:25수정 2009-09-19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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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9년작 '십로계축도' 중 일부

옛사람들은 언제부터 기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까?

현재 남아있는 그림 중 가장 오래된 기녀 그림(기녀가 등장하는 그림)은 조선시대 연산군때인 1499년작 ‘십로계축도(十老契軸圖)’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이원복 미술부장(한국회화사)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 ‘신윤복 미인도에 관한 고찰-조선 미인도의 한 정형’을 다음주 발간되는 미술사 전문 학술지 ‘미술자료’ 66호(국립중앙박물관 발행)에 발표한다.

이 ‘십로계축도’는 노인 10명이 계모임을 열고 있는 모습을 그린 계회도(契會圖). 고령 신씨 문중에 전해오는 그림으로, 크기는 38×208㎝. 그림에는 별도로 38×100㎝ 크기의 서문이 붙어있다.

그림에는 노인 10명과 술 시중 드는 여인 6명이 등장하는데 이들 여성이 바로 기녀라는 것이 이 부장의 견해. 1499년작이라는 사실은 서문에 나온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기녀 그림은 16세기 궁정연희 그림이었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시중드는 여성이 궁정 기녀였다. 이후 기녀는 18세기 들어 풍속화의 소재로 많이 나타났다. 기녀를 즐겨 그린 화가는 신윤복이었고 이 부장이 이번에 이같은 사실을 확인한 것도 신윤복의 ‘미인도’를 심층 연구하는 과정에서였다.

그림 속의 계모임을 주재한 사람은 신숙주의 동생인 문인관료 신말주(申末舟·1429∼1504). 신말주는 은퇴 이후 전북 순창 남산에 귀래정(歸來亭)을 짓고 자연과 시를 벗삼아 살았다. 그는 70세가 되던 1499년, 같은 마을의 이윤철(李允哲) 안정(安正) 설산옥(薛山玉) 장조평(張肇平) 등 9명의 노인을 초청해 계회를 열었고 이 장면을 화폭에 옮긴 것이 이번 작품이다.

이 부장은 “제작 연도와 제작 동기가 분명한 이 작품은 앞으로 기녀 그림이나 미인도 등을 연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김홍도의 '십로도상첩' (1790년작) 중 일부

그러나 이 그림을 누가 그렸는지는 불명확하다. 신말주의 후손인 문인관료 신경준(申景濬·1712∼1781)은 자신의 문집 ‘여암집(旅菴集)’에 ‘서문과 그림 모두 신말주 작’이라고 기록했지만 이 부장은 “서문은 신말주가 쓴 것이 맞지만 신말주가 그림을 그렸을 가능성은 희박하고 오히려 시서화에 능했던 신말주의 부인인 설씨(1428∼1508)의 그림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신말주가 신윤복 11대조뻘 된다는 점도 흥미로운 사실이다. 이 부장은 “신윤복의 그림세계에 가문의 피가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부장은 1790년 조선 최고화가 단원 김홍도가 이 그림 ‘십로계축도’를 본떠 ‘십로도상첩(十老圖像帖)’을 그렸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계모임 참가자인 장조평 모습을 그린 김홍도 그림은 ‘십로계축도’의 해당 부분과 거의 똑같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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