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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닥터 건강학]대장항문분야 서울대 박재갑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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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닥터 건강학]대장항문분야 서울대 박재갑교수

입력 2000-02-08 20:19수정 2009-09-23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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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갑교수(52)의 ‘환자 기록 노트’엔 빨간색으로 쓰인 부분이 있다. 대부분 지방에서 온 환자를 되돌려 보냈다는 표시다.

“그곳 ○○○교수가 저보다 환자를 훨씬 잘 보는데 왜 멀리 왔습니까?”

박교수는 자신이 대장 항문분야의 베스트닥터로 선정된데 대해 겸연쩍어했다.

“항문 크기가 2.5∼3㎝에 불과한데도 대장항문 질환은 종류도 많고 수 백 가지나 됩니다. 저는 일부 직장암 환자에게 항문을 도려내지 않고 수술하는 치료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지만 다른 부문에선 선진국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쟁쟁한 의사들이 많습니다.”

▼대장항문학 발전에 기여▼

의료계에서는 박교수가 국내 대장항문 분야 의사들의 수준을 상향평준화하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한다. 91년 홍성국교수와 함께 ‘대장항문학’ 교과서를 펴냈고 94년부터는 매년 ‘서울 대장항문학 연수강좌’를 개최, 국내 의학자들이 선진국의 최신치료법을 재빨리 받아들일수 있도록 했다.

그는 90년부터 유전성 대장암에 대한 연구를 시작, 97년 일반외과에 유전자클리닉을 개설했다. 가족중에 대장암이 있는 사람은 현재 증상이 없어도 이 클리닉에서 자신의 발병 가능성을 체크해 보고 암을 예방하는 식이요법 등 ‘생활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박교수는 ‘항문을 지켜주는 의사’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직장암이 생기면 항문까지 통째로 제거하는 수술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그가 고안한 새 수술법으로 항문 바로 근처에 생긴 암을 제외하고는 항문을 보존한 채 암세포만 직장에서 섬세하게 떼어내는 게 가능해졌다.

▼뛰어난 의학자▼

그는 대장항문질환의 치료 못지않게 암 및 세포주 연구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국내 의학자 중 미국 과학정보연구원의 ’과학기술논문색인’(SCI)에 논문 이름이 가장 많이 오른 학자이며 논문의 양 뿐 아니라 질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93년 잘못 복제된 유전자를 고치는 복구유전자가 고장나면 위암 췌장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이 생긴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또 82년 ‘세포주 은행’을 만들어 미래 생명공업산업의 주춧돌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포주는 특정세포를 영원히 자랄 수 있게 해서 연구하기 좋게 만든 것. 현재 200여 종의 세포주가 전국 200여개 기관에서 각종 목적으로 쓰이고 있으며 조만간 게놈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유전자치료 연구에 필수적 연구재료가 된다.

▼"나는 천재가 아니다"▼

박교수는 자신의 능력이 뛰어나지 않다고 말한다. 서울대의대에도 재수 끝에 겨우 합격했으며 입시학원과 다투다시피해 원서를 받아냈다.

대학 때도 ‘범생’은 아니었다. 연극반과 축구동아리 활동에 더 신경썼지만 ‘스타’는 못됐다.

“연극반에서 무대 아래에서 무대장치나 조명 등을 맡으며 ‘전체와 부분’에 대해 공부한 것이 훗날 생활에 큰 밑거름이 됐습니다. 현재 의대 교수들 중 연극반 출신이 유난히 많은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축구반에선 풀백을 맡았고요.”

박교수는 애초에 청주에서 개원하려 했다. 자신의 능력이나 성적으로 봐서 교수자리는 언감생심이었다.

“갑자기 서울대병원이 확장하는 바람에 어영부영 교수가 됐지만 자격없는 사람이 교수가 돼 늘 어깨가 무거웠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진료했습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 연수 시절엔 미국인 스승으로부터 ‘25시간 연구하는 독한 사람’이란 말을 들었다. 주량은 웬만한 주당만큼 되지만 술은 거의 마시지 않는다. 베스트 컨디션으로 진료하기 위해서다.

그는 지난해 국립암센터 초대원장직을 수락하기 전 고민을 거듭했었다.

“초중고를 공립, 대학교를 국립학교에서 다니며 세금으로 공부한데다 매년 수 억원의 국비로 연구하고 있으니 국민에게 엄청난 빚을 졌죠. 조금이라도 갚아야죠, 당연히….”

▼비빔밥과 나물국▼

박교수는 오전6시경 일어나자 마자 신문을 들고 화장실로 간다. 규칙적인 배변습관이 몸에 밴 것.

그는 “변의가 느껴질 때 재빨리 화장실로 가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몸의 쓰레기를 조금이라도 더 안에 놔둬서 좋을게 없다는 설명.

6시반 아침을 먹는다. 밥과 반찬은 고루 많이 먹는 편. 특히 비빔밥과 나물국을 좋아하고 대장건강을 위해 주위에도 권한다.

“대장암은 암 발병률이 남녀 모두 4위이며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육류나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을 경우 잘 걸리는 선진국형 병이지요. 섬유질이 듬뿍 든 채소를 많이 먹으면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박교수는 대장암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예방 및 조기발견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일찍 발견하면 완치할 수 있지만 △배변습관의 변화 △빈혈 △출혈 등 증세가 나타났을 때는 이미 손쓰기 힘든 경우가 많다.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었다면 가족에게서 대장암이 나타난 때보다 최소 5년 앞서 2, 3년 마다 대장내시경검사를 받고 그렇지 않더라도 40대 이후엔 5년마다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박교수는 강조했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어떻게 뽑았나?▼

“국내 의사들의 대장항문질환 치료술은 선진국 수준으로 상향평준화돼 있습니다.”

대장항문 질환 치료의 베스트닥터로 선정된 박재갑 서울대 일반외과교수(국립암센터 개원준비본부장)의 말이다. 한국인의 손재주가 뛰어난데다 의사들 사이에 정보 교류가 활발해 지방대와 전문병원 등의 치료수준도 서울의 유명 종합병원과 엇비슷하다는 설명. 전문의들이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치료받거나 ‘명의’의 치료를 고집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동아일보사가 전국 18개 병원의 소화기내과 및 일반외과 전문의 52명에게 의뢰, 대장항문질환의 베스트닥터를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이 점을 엿볼 수 있다. 전국의 수많은 전문의들이 고른 추천을 받았고 순위 집계 때에도 시소게임을 벌였다.

이번 조사에선 대학병원 전문의의 비율을 고려해 각 병원마다 일반외과 2명, 소화기내과 1명에게 추천을 의뢰했다.

▼대장항문 질환 베스트닥터▼

1위 박재갑 서울대 일반외과 2위 김진천 울산의대 서울중앙 일반외과 3위 박응범 이화여대 동대문 일반외과 4위 송인성 서울대 내과 5위 김원호 연세대세브란스 소아기내과 6위 손승국 영동세브란스 일반외과 공동 7위 민진식 세브란스 일반외과 김광연 송도병원 9위 우재홍 인하대 일반외과 공동 10위 양석균 울산대서울중앙 소화기내과 김효종 경희대 내과.

한편 20위권에는 전문병원의 강윤식(대항병원) 이종균(송도병원) 이동근박사(한솔병원)와 대학병원의 최규완 전호경 이풍렬(성균관대 삼성서울) 최규용(가톨릭대 성모자애) 현진해(고려대 안암) 김선한(고려대 안산) 이봉화(한림대 성심) 박철재(한림대 강동성심) 전수한(경북대) 김남규교수(연세대 세브란스)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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