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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씨 방북추진/김정일 면담요청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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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씨 방북추진/김정일 면담요청 안팎]

입력 1999-10-25 07:03수정 2009-09-2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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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金正日)노동당 총비서와 면담하려 했던 것은 그가 정부의 대북특사 역할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全전대통령은 그동안에도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대북특사를 맡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러나 그런 의사를 정부에 문서로 전달하고 협조를 공식 요청한 것으로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가 남북관계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는 것은 긴장과 갈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한반도 상황을 전직 대통령으로서 심각하게 인식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북특사 역할을 통해 공식 활동을 재개하고 통일에 기여한 민족의 원로로 남고 싶어하는지도 모른다. 일각에서는 그가 지미 카터 前미국대통령과 비슷한 역할을 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카터는 94년 6월 북핵 위기 때 김일성(金日成)과의 면담을 통해 북핵위기를 해소하고 그해 11월 제네바 북―미 합의의 길을 닦았다.

全전대통령은 재임기간 중 북한이 일으킨 아웅산 테러 사건(83년10월) 등 남북관계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밀사교환을 통한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남북이산가족 고향방문단 교환(85년)을 실현시킨 바 있다.

그러나 ‘전두환 대북특사’에 대해 정부 당국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하는 편이다.

全전대통령이 방북 주선을 요청한 직후 정부가 ‘시기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결론지은 것도 정부 내부의 기류를 시사한다.

한 고위당국자는 24일 “정부 내에도 대북특사의 자격을 갖춘 인물이 많은데 全전대통령이 원한다고 해서 굳이 그를 활용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정부는 全전대통령이 개인적인 채널을 통해 북한으로부터 초청장을 받고 방북을 신청하면 이를 막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해 국민의 방북을 최대한 허용하고 있는 마당에 全전대통령에게만 제동을 걸 수는 없다는 것이다.

어쨌든 정부가 방북 주선을 사실상 거부함에 따라 그는 이제 자력으로 방북을 추진해야 하게 됐다. 북한이 그의 방북을 수용할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全전대통령이 7월에 임동원(林東源)통일부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방북시기를 ‘가급적 4,5,6월 또는 9,10,11월’이라고 명기한 것으로 볼 때 그는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 방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점에서 ‘전두환 방북’은 북측의 반응 여하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공론화될 가능성이 있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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