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donga.com

[횡설수설]임연철/집단자살 이단교
더보기

[횡설수설]임연철/집단자살 이단교

입력 1998-10-07 19:33수정 2009-09-24 23:44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2000년을 대희년(大禧年)으로 정한 로마교황청은 대사(大赦)를 베푸는 이 해에 4천만명 이상의 순례객이 바티칸에 모여들 것으로 예상하고 천년을 뜻하는 밀레니엄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새 밀레니엄은 엄밀하게 말하면 2001년에 시작되지만 그에 앞서 순례객들에게 은사를 베풀고 새 희망을 주는 희년제도는 삶에 지친 신도들에게 하나의 구원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천년을 앞두고 희망의 비전을 마련해야 할 때 추석 연휴 중 발생한 영생교회(영생교 하나님의 승리제단과는 무관)신도들의 집단자살 사건은 충격적이다. 2000년이 사이비 종말론과 결합되면 얼마나 큰 비극을 낳을 수 있는지 한 눈에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신격화한 목사가 99년 8월8일을 지구종말일로 강조한 데서 드러나듯 영생교회는 이단과 사이비종교의 전형을 보여준다.

▼올해 종교학계의 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의 신흥종교는 34개 계열 3백50개 교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교단수만 보면 85년보다 두배나 늘어난 수치이다. 신흥종교와 사이비종교는 엄격히 구분되므로 신흥종교 자체가 문제될 것은 없다. 그러나 세기말의 시점에서 종교의 극심한 분파 분열로 신흥종교가 폭증하고 있다는 학계의 분석은 예사롭게 넘길 수 없는 대목이다.

▼특히 이번 집단자살사건에서 주목되는 것은 숨진이들이 가출자 등 소외된 사람들이었다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로 경제난이 심화돼 도처에 노숙자 등 소외된 이웃들이 늘어나는 상황은 사이비종교 창궐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간 우려스럽지 않다. 소외된 이웃들을 사이비종교로부터 차단하기 위한 범사회적 노력도 사회안전망 구축차원에서 필요한 때다.

임연철〈논설위원〉ynchlim@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주요뉴스

1/3이전다음

포토·동영상

동영상
동영상
동영상
동영상
동영상
동영상
동영상
동영상
동영상
동영상
동영상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