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치료제, 소음성 난청에 효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4일 0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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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면 아주대 의대 교수팀 확인
이어폰 끼고사는 청소년 환자 급증, 국민 35명당 1명꼴… 치료법 없어
쥐 청각세포 손상률 절반이하로 줄어… 안전성 입증돼 약물 개발 쉬울듯

기존에 천식치료제로 사용되던 약이 소음성 난청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확인했다.

박상면 아주대 의대 교수팀은 “천식치료제 ‘몬테루카스트’가 청각세포의 사멸을 막아 소음성 난청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23일 밝혔다.

그간 소음성 난청은 시끄러운 작업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근로자들의 ‘직업병’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이어폰 사용이 함께 증가해 최근 5년간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소음성 난청 환자가 30% 가까이 늘었다. 현재 국내에서 소음성 난청 환자는 35명당 1명꼴로 인구의 2.8%에 이른다.

소음성 난청 환자 수는 점점 늘지만 소음을 차단하는 방식 외에는 치료법이 딱히 없다. 박 교수팀은 소음성 난청이 생기는 과정에 주목했다. 우리 귀는 소음이 발생하면 달팽이관에서 MMP-3라는 효소를 분비하는데, 이 효소가 청각세포를 손상시키거나 죽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난청을 일으킨다. 이런 대사 과정을 ‘시스테인 류코트리엔 신호전달계’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 신호전달계가 폐에서는 염증을 일으켜 천식을 유발한다. 천식치료제인 몬테루카스트는 이 신호전달계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소음에 노출된 쥐에게 이 약물을 투여한 뒤 청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약물을 주입한 쥐의 청각세포는 소음에 계속 노출됐는데도 손상률이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박 교수는 “몬테루카스트는 2011년 12월 특허가 만료돼 제네릭(복제약)으로 개발하기 용이하다”면서 “15년간 처방돼온 만큼 인체 안전성이 입증돼 있어 임상시험을 비교적 빠르게 통과해 약물로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23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진은 몬테루카스트를 소음성 난청 예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특허 등록도 마친 상태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
#천식#난청#아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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